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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s Whedon 사단을 소개합니다 (1)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특정 감독/제작자와 배우들은 여러 작품을 함께 하며 소위 '사단'을 형성한다. 그 중에 아마 가장 컬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사단이 아마 조스 위든의 배우들일 것이다. 이들은 조스 위든의 작품에 주조연으로 출연한 이후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특히 조스 위든이 컬트 팬덤을 지배하는 TV 제작자에서 덕후들을 홀리는 어벤저스의 감독으로 입지를 굳히며 그의 지금을 있게 한 작품들과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코믹콘에서 조스 위든에게 매번 불어보는 질문이 "배우 누구누구를 어벤저스 2나 마블 유니버스 영화에 출연시킬 의향이 있느냐?"니까.

일단 내가 조스 위든 사단이라 꼽은 배우는 미드를 보기 시작한 지 5년 미만이라면 깜짝 놀랄만한 라인업이다. 나도 10년간 보면서 이 사람들이 이렇게 뜰 줄은 몰랐으니...



사라 미셸 겔러 (Sarah Michelle Gellar)

지금의 조스 위든을 있게 한 뱀파이어 신드롬의 원조, Buffy The Vampire Slayer(이하 BTVS)의 주인공 버피 서머스(Buffy Summers) 역을 맡았던 사라 미셸 겔러다. 7년간 버피 역을 맡으며 매 시즌마다 악마와 싸우고 죽었다가 살아났다가... 암튼 온갖 고생을 다 했었다. BTVS 종영 이후 조스 위든과는 더 이상 작업을 하지 않지만, 종영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버피로 기억되고 있다. 종영 이후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 출연했지만 주로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Freddy Prinze Jr.)와 결혼과 가정 생활에 충실해 왔다. 오랜 공백 이후 TV 스크린에 복귀한 첫 작품인 링어(Ringer)는 시청률이 저조했고 1시즌 종영과 동시에 사라 미셸 겔러가 둘째를 임신하면서 캔슬되었다. 이번 13-14 시즌에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와 함께 CBS 시트콤 'The Crazy Ones'로 복귀한다.


데이빗 보리아나즈(David Boreanaz)

버피에 출연한 여러 캐릭터 중 엔젤(Angel)은 이 인기에 힘입어 스핀오프 시리즈까지 만들어졌다. 무당의 저주로 뱀파이어에게는 없는 마음을 가지면서 피를 마시기 위해 사람을 해치지 못하고 뱀파이어 슬레이어인 버피를 사랑하게 된다. 트와일라잇(Twilight) 시리즈의 에드워드 컬렌이 10년 전에는 이랬겠지 싶다. 암튼 엔젤 역을 맡았던 데이빗 보리아나즈는 5년간 성공적으로 시리즈의 주연을 맡았고, 2005년 2월 엔젤이 종영하고 같은 해 9월 방송을 시작한 본즈(Bones)에서 주인공 FBI 특수요원 실리 부스(Seeley Booth) 역을 맡는다. 부스는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인 템퍼런스 브레넌 박사(Dr. Temperance Brennan)와 일과 사랑 사이에서 묘한 줄다리기를 한다. 또 다른 주연인 에밀리 디샤넬(Emily Deschanel)과의 묘한 케미스트리 덕에 오랜 시간동안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8시즌 방송을 마쳤다. 시청률이 조금만 안 나온다 싶으면 가차없이 캔슬하기로 유명한 Fox에서 Law & Order: SVU, CSI, NCIS, Grey's Anatomy에 이어 장수 시리즈로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앨리슨 해니건(Alyson Hannigan)

BTVS에서 주인공 버피의 가장 친한 친구인 마녀 윌로우 로젠버그(Willow Rosenberg)는 시리즈가 방송되는 7년 동안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화한 인물이다. 책만 알던 모범생에서 강력한 마력으로 악에 맞서 싸우는 마녀로, 순진한 10대에서 사랑을 하고 사랑을 잃으며 어른으로 성장한다. 중간에 동성애자 캐릭터로 변화하며 당시 이 드라마의 시청자들이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2003년 BTVS 종영 이후 베로니카 마스(Veronica Mars)를 거쳐 2005년 CBS 시트콤 How I Met Your Mother에서 다섯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릴리 앨드린(Lily Aldrin)으로 출연하고 있다. 13-14 시즌에 방영하는 9시즌을 마지막으로 HIMYM은 종영한다.


니콜라스 브렌든(Nicholas Brendon)

BTVS는 여성 캐릭터들이 강한 드라마였다. 그러다보니 남성들은 여성 캐릭터의 조력자나 친구, 연인의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7년간 많은 남성 캐릭터들이 시리즈 중간에 하차하고 도중에 투입되었지만, 1시즌부터 끝까지 갔던 캐릭터는 니콜라스 브렌든이 맡았던 잰더 해리스(Xander Harris)가 유일했다. 슬레이어로서 강력한 힘을 가진 버피나 마녀로 거듭난 윌로우와 달리 잰더는 끝까지 평범한 인간으로 남지만, 악마와 거듭 싸워가며 잰더는 스쿠비 갱 사이에서 전략을 담당하는 브레인으로 거듭난다. 니콜라스 브렌든은 버피 종영 이후 활동이 가장 저조한 배우 중 하나인데, 아무래도 시리즈 종영 전부터 문제가 됐던 알콜 및 약물 중독 때문인 듯하다. 최근 몇 년간 크리미널 마인즈(Criminal Minds)에서 기술 분석가이자 퍼넬로피 가르시아(Kristin Vangsness 분)의 남자친구인 케빈 린치(Kevin Lynch)로 출연하고 있다.


엘리자 더쉬쿠(Eliza Dushku)

BTVS에서 버피가 잠깐 죽었을 때 그 뒤를 이어 뱀파이어 슬레이어가 된 페이스(Faith)는 버피와 달리 뱀파이어를 죽이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무법자같은 캐릭터였다. 자신의 과업을 힘들어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버피를 연기하는 사라 미셸 겔러와 대조적으로 페이스 역의 엘리자 더쉬쿠는 또 다른 의미로 인간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줬다. 이후 2시즌으로 종영한 트루 콜링(Tru Calling)을 거쳐 조스 위든의 SF 시리즈, 돌하우스(Dollhouse)의 주연 에코(Echo) 역을 맡는다. 시청률 저조로 Fox에서 또 캔슬하며(!!) 돌하우스는 Fox에서 놓친 또 하나의 비극적인 명작으로 이름을 남겼다. 다른 하나는 뭐냐고? 그건 좀 있다 설명할게요.


미셸 트라첸버그(Michelle Trachtenberg)

BTVS 5시즌에서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버피의 동생, 던 서머스(Dawn Summers)는 사실 슬레이어가 지켜야 했던 중요한 비밀의 키였다. 철없는 10대에서 뱀파이어와 악마에 대항하는 스쿠비 갱으로 점점 어른스러워지는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BTVS 종영 이후 영화 아이스 프린세스(Ice Princess) 등 여러 작품을 거쳤는데, 가장 유명한 건 가십걸(Gossip Girl)의 악녀 조지나 스팍스(Georgina Sparks) 역이다. 가십걸 종영 이후 여러 드라마 시리즈에 게스트로 출연하거나 영화 촬영을 꾸준히 하고 있다.


알렉시스 데니소프(Alexis Denisof)

BTVS에서 자일즈(Rupert Giles)의 뒤를 이어 버피와 페이스의 와처(Watcher)가 된 웨슬리 윈덤 프라이스(Wesley Wyndam-Pryce)는 자일즈와 달리 두 사람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페이스가 뱀파이어를 죽이는 와중에 실수로 사람을 죽이고 잠적하고, 버피의 연인인 엔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위원회에 구명하는 것도 실패한 후, 웨슬리는 와처를 그만두고 LA에 있는 엔젤의 사설 탐정 사무소에 들어가 악마 사냥에 참여한다. 이론에 능통하지만 행동력은 제로였던 웨슬리는 이후 악마와 사랑 사이에서 선택을 거듭하며 점점 어두운 캐릭터로 변하고, 결국 엔젤 5시즌에서 적과 싸우다 큰 부상을 당해 숨진다. 버피에서 엔젤로 옮겨간 캐릭터 중 하나로 시즌이 거듭할수록 힘과 악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웨슬리 역은 알렉시스 데니소프가 맡아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알렉시스 데니소프는 버피 종영 이후 윌로우 역을 맡은 앨리슨 해니건(Alyson Hannigan)과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그 인연으로 앨리슨이 출연하는 HIMYM에 로빈(Robin)의 동료 앵커인 샌디 리버스(Sandy Rivers)역으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어벤저스(Avengers)에서 아더(The Other) 역으로 (그런데 누군지 몰라!) 출연했고, 조스 위든이 영화화한 셰익스피어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베네딕트(Benedict) 역을 맡기도 했다.


에이미 에이커 (Amy Acker)

프레드(Winifred "Fred" Burkle)는 머리는 똑똑하지만 사교성은 제로인 아가씨로, 결국 죽음을 맞게 된 코딜리아 체이스(Charisma Carpenter 분)의 뒤를 이어 엔젤 사설탐정 사무소에 합류한다. 수학과 양자물리학 등 과학에 대한 지식으로 엔젤 사설탐정 사무소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해 내며, 웨슬리와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5시즌 이후 석연치 않은 감염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그 몸은 악마인 일리리아(Illyria)에게 포획당한다. 평범한 아가씨에서 사설 탐정 사무소의 일원으로, 다시 악마로 거듭나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에이미 에이커는 프레드 역으로 새턴 어워즈에서 연기상도 수상한다. 엔젤 이후 Alias, Dollhouse 등에 출연하고 현재는 CBS의 인기 시리즈인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Person Of Interest)에서 루트(Root)로 불리는 사만다 그로브스(Samanthan Groves) 역을 맡고 있다. 2시즌까지 리커링 캐스트로 출연하다가 3시즌부터 레귤러 캐스트가 되었다. 그리고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주인공 베아트리스(Beatrice) 역을 맡아 조스 위든과 다시 작업했다.


프랜 크란츠(Fran Kranz)

로스 앤젤리스 출신의 배우, 프랜 크란츠는 98년부터 연기를 시작했으나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2009년 방영된 조스 위든의 돌하우스(Dollhouse)일 것이다. 돌하우스의 여러 요원들에게 매번 새로운 인격과 기억을 심는 기술 담당자인 토퍼 브링크(Topher Brink) 역을 맡아 똘끼(!)있는 천재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애석하게도 돌하우스가 2시즌으로 종영한 이후 조스 위든의 두 프로젝트에 주연급으로 참여한다. 그 중 하나가 어벤저스의 성공에 힘입어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 캐빈 인 더 우즈(Cabin In The Woods)에서 마티 역을 맡은 것이다. 마티는 크리스 햄스워스, 제시 윌리엄스 등 이미 우리나라에서 더 잘 알려진 쟁쟁한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보다 더 오래 살아남은(오예!) 캐릭터였다. 영화를 보셨다면 마약쟁이 마티가 더 인상깊었을 것이다. 또한 조스 위든이 어벤저스 촬영과 후작업 사이의 2주간 휴가 기간에 후다닥 찍었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젊은 연인 중 하나인 클로디오(Claudio) 역을 맡았다. 아직 국내 개봉을 하지 않아서(할 지도 알 수 없지만ㅠㅠ) 연기를 보진 못했지만, 비평가들에게는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롱마이어 (Longmire)

메이저방송사 정규시즌이 끝나고 쉬어가는 시간, 즉 서머시즌이 시작됐다. 서머시즌에 메이저 방송사는 정규시즌에 방영했다가 캔슬한 작품의 잔여 에피소드를 보여주거나 인기 드라마의 재방송을 하는 게 대부분이고, 새 시리즈 편성은 극히 드물거나 캐나다에서 수입한 시리즈를 방영한다(이번에 김윤진이 출연한 Mistresses가 방영된다). 케이블 방송사에서 서머시즌에 새 시리즈를 방송하는 편인데, 시청률이 안 나오면 칼같이 종영하는 메이저방송사의 작품과 달리 케이블 드라마는 웬만큼 시청률이 나오면 최소한 2시즌까지는 보장한다. 그러다보니 어설픈 메이저방송사의 드라마보다 작품성 면에서 뛰어난 드라마들이 많다. 매드 맨(Mad Man), 홈랜드(Homeland),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등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한 시리즈들이 에미상, 골든글로브, SAG 어워즈,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까지 휩쓰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상을 휩쓸지 않아도 공중파에서는 하기 어려운 독특한 작품들도 케이블 방송사의 성격에 맞춰 방송하면서 큰 인기를 얻기도 한다. 잘생긴 맷 보머를 실컷 구경할 수 있는 화이트 칼라(White Collar)가 방송되는 USA는 파트너십, 브로맨스 등 캐릭터와 그 관계를 위주로 한 시리즈를 제작해 방영한다. USA의 드라마는 깨알같은 재미가 있어서 잘 챙겨보는데, 문제는 각 시리즈의 새 시즌이 모두 7월(!!!)에 방영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두어 달 동안 뭘 볼까 하며 이것저것 찾아 봤는데, 드디어 맘에 드는 시리즈를 찾았다. 바로 A&E의 롱마이어(Longmire)다.



롱마이어의 배경은 와이오밍 주의 아브사로카(Absaroka) 카운티의 보안관, 월트 롱마이어(Walt Longmire)의 이야기다. 아브로스카 카운티는 아메리카 원주민인 샤이엔(Chyenne) 자치구와 접해 있다. 와이오밍 토박이인 롱마이어는 오랫동안 아브사로카 카운티의 보안관으로 일한 경험을 살려 멋진 첨단 기술 없이 감각과 증거로 살인사건을 해결한다.

그런 롱마이어에게도 아픔이 있다. 시리즈의 시작 1년 전에 암으로 투병하던 아내를 잃었는데, 병마로 잃은 것이 아니라 살인사건으로 잃은 것이다. 롱마이어가 방황하고 힘들어했던 것은 이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플롯 중 하나로, 1시즌 끝에 잠깐 언급했고, 2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다뤄질 듯하다. 이 외에도 보안관 일을 하면서 샤이엔 자치경찰과 사이가 틀어진 것, 그리고 아브사로카 카운티의 유지들과 그다지 좋은 관계가 아니라는 것 등 롱마이어의 주위에는 쉬운 일이 하나 없지만, 그는 묵묵하게 보안관 일을 해낸다.

The Cast of "Longmire"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Walt Longmire(Robert Taylor), Victoria "Vic" Moretti(Katee Sackhoff),
Branch Connelly(Bailey Chase), Henry Standing Bear(Lou Diamond Phillips),
Cady Longmire(Cassidy Freeman), "The Ferg" Ferguson(Adam Bartley)

롱마이어에게는 부관이 세 명 있다. 빅 모레티(Vic Moretti)는 필라델피아 경찰 출신으로, 가스회사에서 일하는 남편을 따라 아브사로카 카운티로 이주해 왔다. 남편과는 갈등을 반복하지만 서서히 아브사로카 카운티에 적응하며, 롱마이어를 누구보다 신뢰하고 상관으로서 존중한다. 반면 브랜치 코널리(Branch Connelly)는 아브사로카 카운티의 유지의 아들로, 롱마이어의 보안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보안관 선거에 출마한다. 능력있는 수사관이자 보안관이지만 롱마이어에 비해 경험이 부족한 것을 본인이 잘 알고 있다. 또한 그를 보안관으로 만드려는 아버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퍼그"라 불린 퍼거슨("The Ferg" Ferguson)은 아버지의 부탁으로 롱마이어가 특별히 채용한 부관으로, 무기나 위기 상황을 다루는 경험이 부족하지만 아브사로카 카운티 토박이로서의 지식을 활용해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준다. 그 외에도 롱마이어의 딸인 케이디(Cady Longmire)는 지역 검찰청의 검사였다가 사직하고 로펌의 변호사로 재직중이며, 롱마이어가 부인을 잃고 힘들어할 때 그를 돌보면서 많이 힘들어했다. 롱마이어의 가장 친한 친구인 헨리 스탠딩베어(Henry Standing Bear)는 샤이엔으로, 아브사로카 카운티에서 술집을 운영한다. 월트가 사건 수사로 샤이엔 사람들을 다뤄야 할 때 중재자로 나서기도 하며, 뛰어난 추적 기술로 월트가 증인이나 증거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롱마이어는 내가 즐겨 보는 시리즈 - 캐슬, 그레이 아나토미, 스캔들, 수츠, 코버트 어페어즈 - 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배경이 화려하지도 않고, 등장 인물도 많지 않고, 웃음이 터지는 부분도 없다. 그렇지만 보면 볼수록 화려하지 않아서 사실적인 스타일과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 내가 챙겨보던 드라마에선 보기 힘든 자연 배경에 빠져든다. 황량한 중서부를 배경으로 한 수사물은 도시의 화려한 불빛이나 볼거리는 없다. 하지만 미국에는 화려한 도시뿐 아니라 이런 곳도 있고, 이런 곳에서도 사람들이 살아가며, 이 사람들이 사는 공간과 삶의 맥락 속 사건이 일어나며, 그 안에서 사건을 해결한다. 이것만으로도 '다르다'는 점은 확실하다.




My CASTLE GIFs

How to watch and appreciate Castle - Making GIFs!

Season 4

  1. Rise
    Caskett - Swingset
  2. Heroes & Villains
    Nathan Fillion
    Caskett Walk
  3. Head Case
    Nathan Fillion
    Caskett Walk
  4. Kick the Ballistics
    Nathan Fillion
    Seamus Dever
    Stana Katic & Seamus Dever
  5. Eye of the Beholder
    Nathan Fillion
  6. Demons
  7. Cops & Robbers
    Nathan Fillion & Stana Katic (1)
    Nathan Fillion & Stana Katic (2)
    Nathan Fillion & Stana Katic (3)
    Nathan Fillion & Stana Katic (4)
  8. Heartbreak Hotel
    Nathan Fillion
    Nathan Fillion, Jon Huertas & Seamus Dever
    Stana Katic - How to Put a Picture On the Murder Board
  9. Kill Shot
    Nathan Fillion
    Jon Huertas
    Nathan Fillion & Jon Huertas
    Caskett Walk
  10. Cuffed
    Nathan Fillion
  11. Till Death Do Us Part
  12. Dial M for Mayor Nathan Fillion
  13. An Embarrassment of Bitches
    Stana Katic - Laugh
    Caskett with Royal the Dog
  14. The Blue Butterfly
    Caskett Moment - He Lied!
  15. Pandora
    Nathan Fillion
  16. Linchpin
    Nathan Fillion
  17. Once Upon a Crime
  18. A Dance with Death
    Caskett Moment - Looks
  19. 47 Seconds
  20. The Limey
  21. Headhunters
  22. Undead Again
    Nathan Fillion
  23. Always
    Nathan Fillion (1)
    Nathan Fillion (2)
    Caskett Moment - Shouting Match

Season 5

  1. After the Storm
    Nathan Fillion
    Caskett Moment - Oh God
    Molly Quinn
  2. Cloudy with a Chance of Murder
    Nathan Fillion
    Caskett Moment - You're Having Sex.
    Caskett Moment - People Knows.
  3. Secret's Safe with Me
    Casa Castle - Tell me what?
    Caskett Moment - Looks
    Caskett Moment - Being Discreet
    Nathan Fillion (1)
    Nathan Fillion (2)
    Nathan Fillion (3)
  4. Murder, He Wrote
    Nathan Fillion
    Caskett Moment
  5. Probable Cause
  6. The Final Frontier
    Nathan Fillion
  7. Swan Song
    Nathan Fillion
  8. After Hours
    Caskett And Their Folks
  9. Secret Santa
  10. Significant Others 
    Nathan Fillion
  11. Under the Influence
  12. Death Gone Crazy
    Caskett Moment
  13. Recoil
  14. Reality Star Struck
    Caskett Moment (1)
    Caskett Moment (2)
  15. Target
  16. Hunt
    Caskett Walk
    Stana Katic (1)
    Stana Katic (2)
  17. Scared to Death
    Nathan Fillion
    Caskett Moment
  18. The Wild Rover
    The Team - Meet the Crew
  19. The Lives of Others
    Nathan Fillion (1)
    Nathan Fillion (2)
  20. The Fast and the Furriest
    Caskett Moment - Talk & Walk
  21. Still
    Caskett Moment - Good Morning
    Mom, Dad & Boys - Who liked who first?
  22. The Squab and the Quail
    Susan Sullivan - Wise Martha Knows Best.
    Caskett Moment - Fight
  23. The Human Factor
  24. Watershed
    Nathan Fillion
    Caskett Moment
    Caskett - Swingset


100th: 미드에서 100번째 에피소드의 의미




내가 좋아하는 캐슬(Castle)이 드디어 100번째 에피소드를 찍었다. 5시즌 19편으로, 100번째 에피답게 시즌 피날레 및 향후 주인공 둘의 관계를 가늠할 중요한 에피소드가 될 것이라고 한다.

The lighthearted (100th) episode sets the stage for more intense moments in the Castle-Beckett relationship... They’ll start posing questions like “Where are we going?” “Is this something I can invest in long-term or am I wasting my time?” More intense Caskett moments after 5x19, culminating in an emotional, complicated season finale.

100번쩨 에피소드는 캐슬과 베켓의 좀 더 긴장된 순간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거지?"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할 만한 관계인가, 아니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런 긴장된 순간이 5시즌 19편 이후로 계속되고 매우 감정적이고 복잡한 시즌 피날레에서 절정에 달할 것입니다.

미드를 오래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한 시리즈에 있어 100번째 에피소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물론 코미디나 드라마 시리즈의 경우 5시즌 중후반쯤 되어야 100번째를 찍을 수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장수를, 따라서 상업성이 있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미국 TV 프로그램 시장에서 100번째 에피소드를 방영한 프로그램 또 다른 이익을 생산할 수 있는 중요한 상품이 되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지역 방송사는 서울의 주요 방송사의 분사에 가깝다. 일정한 정도의 프로그램을 생산하지만 철저히 중앙에 맞춰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지역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편성하는 것은 어느 정도 법적인 구색만 맞추고 그 이후에는 중앙의 검증된 상업적 프로그램을 가져온다. SBS의 경우 서울과 경기 지역만 관장하고 나머지는 지역의 독립방송국에 맡기지만 이곳도 이름만 다를 뿐 KBS나 MBC의 지역 방송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지역마다 여러 방송사가 있는데, 이곳은 메이저 방송사(CBS, NBC, ABC, Fox, The CW) 중 한 곳과 계약을 맺고 프라임타임에는 메이저 방송사가 공급하는 드라마나 리얼리티쇼 등을 방송한다. 프라임타임과 데이타임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타임슬롯은 지역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편성하며, 이를 위해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이미 제작된 프로그램의 방송권을 사오기도 한다. 100번째 에피소드를 촬영, 방영한다는 것은 프로그램의 판매 주체가 중앙 방송사에서 프로그램 제작자에게 넘어가는, 이른바 신디케이션(Syndication)1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낮 12시나 1시 정도 KBS1에 채널을 돌리면 2년~3년 전에 방영했던 드라마들을 재방송하는데, 그런 것처럼 지역 방송국에서 자체적으로 이미 방영된 프로그램이나 방영을 위해 제작한 프로그램을 사서 자체 편성하는 타임슬롯에 방영한다. 신디케이션은 결국 자체 방송을 위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사가 주요 방송사의 중개 없이 직접 판매함으로써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제작사가 제작해서 공중파와 케이블에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 최소 5시즌 이상 방영한 장수 TV 쇼들은 100번째 에피소드를 매우 특별하게 생각하며, 이 에피소드를 특별히 공들여서 찍는다. 100회까지 오면서 시리즈의 장수에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과 팬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충성심 높은 팬들이 많은 드라마 시리즈에서는 향후 에피소드 진행에 매우 중요한 에피소드를 집어넣거나 팬들의 궁금증을 해결할 만한 이야기, 그런 게 아니라도 매우 '힘을 준' 에피소드를 많이 편성하는 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



CSI의 100번째 에피소드는 5시즌 8편으로 제목은 Ch-Ch-Changes 였다. 시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에피소드로, 방영된 에피소드 중 가장 잔인한 사건현장을 보여준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트랜스섹슈얼이 피해자였고, 프라이빗 프랙티스(Private Practice)로 유명한 배우, 케이트 월쉬(Kate Walch)가 피해자의 친구로 나와서 인상을 남겼다.



CSI 뉴욕의 100번째 에피소드는 아직도 내가 꼽는 제일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인데, 제목은 My Name is Mac Taylor 였다. 뉴욕에서 맥 테일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뉴욕의 맥 테일러가 모두 과학수사대에 모인다. 우리의 맥반장은 잠재적 피해자이자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으로 활약한다. 이 에피소드에는 랩퍼 넬리(Nelly), 락커 크리스 도트리(Chris Daughtry), 배우 루머 윌리스(Rumer Willis) 등이 출연했다.



본즈의 100번째 에피소드는 브레넌과 부스의 관계가 초점이 된 수사물답게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간다. 그러면서 5시즌까지 친구 이상 애인 이하의 관계를 유지하게 만든 최초의 사건으로 돌아가, 두 사람의 관계를 살펴보는 계기를 만든다. 사건 수사가 중심이 되는 CSI와 달리 주인공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답게 모든 쉬퍼(shipper)들의 궁금증을 한 번에 해결하는 에피소드이자 향후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보여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했다. 덕분에 두 사람 간 관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고, 이게 6시즌 마지막까지 잘 가다가... 에밀리 디샤넬의 임신으로 갑자기 김이 빠졌다. 좀 아쉽긴 하지 ㅠㅠ 이 에피소드의 감독은 부스 역의 데이빗 보리나아즈가 맡았고, 이는 보리나아즈의 첫 본즈 연출작이었다.

참고로 캐슬의 에피소드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이창(Rear Window)에 대한 오마쥬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아무튼 드디어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캐슬! 축하해요!!!!

(http://blog.daum.net/haeranara 2013.3.21 작성)


캐슬(Castle) - 내가 캐슬을 좋아하는 이유




본 게시물은 1시즌부터 5시즌까지의 스포일러가 어지럽게 분포하고 있으니 캐슬을 보시는 분들 중 4시즌과 5시즌을 안 보시는 분들은 안 보시는 걸 권합니다 ㅠㅠㅋㅋ

5시즌 들어와서 다시 버닝중인 캐슬. 덕분에 1시즌부터 제대로 복습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냥 넘어갔을 법한 장면 하나하나, 사건 하나하나도 다시 보고 있다. 원래 주연인 네이선 필리언(캐슬) 때문에 보기 시작한 것이지만 지금은 이 작품 자체를 정말 좋아한다. 앤드류 W 말로우 씨 사랑합니다 ㅠㅠ

주인공인 릭 캐슬(Richard Castle, Rick Castle)은 베스트셀러를 몇 편이나 써낸 미스터리 소설가이며, 바람둥이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자신을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렸던 캐릭터를 죽이고, 새로운 작품을 써야 하는데 영감을 얻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때 자신의 초기 작품들을 모방한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케이트 베켓(Katherine Beckett, Kate Beckett)과 마주치게 된다. 자신의 작품을 모방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에 흥미를 느낀 캐슬은 베켓의 사건 수사에 컨설턴트로 참여하고, 절차와 증거를 우선시하는 형사와 스토리와 상상의 나래를 제대로 펼치는 작가 사이에 팽팽한 긴장 관계가 형성된다. 그리고 캐슬은 베켓에게서 영감을 얻은 자신의 새 캐릭터, 니키 히트를 창조하고, 소설을 위한 조사 차원으로 베켓과 그의 팀을 따라다닌다.

... 이게 1시즌의 시작이다.

지금까지 5시즌을 방영하고 있는  캐슬을 이해하는 데 몇 가지 중요한 플롯이 있다. 이것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개별 에피소드인 드라마의 연결 고리를 형성한다.

첫번째는 베켓의 과거. 변호사 부부의 자녀로 맨해튼에서 자라나고 사립학교를 다닌 케이트 베켓이 뉴욕 경찰 형사가 된 것은 1999년 1월 9일 일어난 어머니, 조애나 베켓의 살인사건 때문이었다. 당시 단순강도로 처리된 사건을 끝까지 수사하기 위해 베켓은 스탠포드 대학교를 포기하고 뉴욕으로 돌아와 경찰이 된다. 형사가 된 이후로 미궁에 빠진 어머니의 사건에 매달리며 좌절을 겪었다. 결국 사건의 수사를 포기하려 할 때, 캐슬이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면서 점점 어머니의 살인 사건의 실체에 다가선다. 단순한 강도 및 살해 사건이었던 조애나 베켓의 죽음은 몇몇 경찰, 마피아, 정치적 거물까지 개입된 거대한 권력 조직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베켓은 아끼던 상관이자 멘토를 잃고, 자신도 총에 맞았다가 살아날 뻔하고, 빌딩 옥상에서 떨어져 죽을 뻔했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악마와 거래하기도 한다.

두번째는 캐슬과의 충돌로 인해 변화하는 베켓의 모습이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마음의 벽을 치고 다른 사람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며,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포기한 케이트 베켓을 바꾼 것은 릭 캐슬이었다. 베켓이 친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해 캐슬은 그녀와 끊임없이 부딪히며 단단한 파트너십을 이뤘고, 베켓은 그를 통해 자신의 삶에는 어머니의 살인사건 말고도 중요한 것이 많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4년 동안 자신의 옆을 지키며 기다리고 지켜준 캐슬에게 마음을 연다(Spoiler Alert!).
캐슬 또한 베켓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사람으로 바뀐다. 캐슬에게 베켓은 처음에는 섹시한 여자 형사를 하룻밤 상대였다면, 이후에는 자신의 최대 베스트셀러인 니키 히트 시리즈의 뮤즈로, 함께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파트너로, 그리고 어떤 희생을 치러서도 지켜주고 싶은 사랑이 된다. 케이트 베켓이라는 단단한 벽을 허물고 마음을 얻기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이전의 바람둥이 생활을 청산한다.
물론 두 사람이 맺어지는 과정에는 물론 캐슬의 바람둥이 이미지 - 2번의 이혼, 전처와의 재결합 시도에 베켓의 애인들 - FBI 요원, 강도검거반 형사, 오토바이 의사 - 이라는 무시못할 변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사랑과 우정의 중간지점을 뱅뱅 맴도는 두 사람의 어정쩡(!!)한 관계도 진도를 못 나가게 하는 데 한몫 한다. 단순히 서로에게 끌리는 것을 넘어서 서로를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1시즌에서 4시즌까지, 특히 4시즌의 백미라 볼 수 있다. 간질간질~ㅋㅋ

세번째는 4시즌부터 나오기 시작한 캐슬의 과거 이야기이다. 사실 4시즌까지의 가장 큰 플롯인 조애나 베켓 사건은 5시즌 들어와서 일단 마무리가 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러면서 4시즌부터 캐슬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들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한다. 캐슬은 뉴욕의 고급 아파트에서 어머니인 마사, 딸인 알렉시스와 함께 산다. 그의 어머니는 싱글맘이 흔하지 않았던 40여년 전에 어떤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아들인 리처드 - 릭 캐슬 - 를 낳는다. 살아가는 동안 캐슬은 한 번도 아버지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았다. 하지만 4시즌에서 몇년 전 소설 집필을 위해 따라다녔던 CIA 요원, 소피아가 그의 아버지의 존재를 딱 한번 언급한다. 이것이 이후 4시즌과 5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또 다른 이야기로 발전한다. 크리에이터인 앤드류 말로우는 인터뷰를 통해 "4시즌까지의 전체적인 줄거리가 사건 해결과 베켓의 과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후에는 캐슬의 과거가 밝혀지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라고 밝혔다. 캐슬과 베켓 사이의 관계도 변화할 것이라 예상하는데, 사소하게는 관계의 역학에 변화가 있을 것이고, 좀 더 나아간다면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듯하다. 일개 팬으로서의 작은 바람이라면 제발 헤어지게만은 하지 말아달라는 거... (앤드류 아저씨 ㅠㅠㅠㅠ)


그러면 왜 나는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가?

첫번째는 수사와 사람 간 관계의 적절한 조화다. 사실 캐슬의 사건은 CSI나 다른 수사드라마에 비해 화려함은 덜하다. 하지만 수사물의 기본인 사건, 이야기, 증거의 조화가 잘 들어맞는다. 캐슬을 즐겨보시는 어떤 선생님께서는 가장 형태가 잘 갖춰진 탐정 드라마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까지 탐정 드라마가 이 모든 것을 다 하는 탐정과 그의 조력자라는 설정을 내놓는 반면, 캐슬에서는 탐정의 머리를 두 사람이 나눠가지고, 이 두사람이 충돌하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베켓은 형사답게 절차, 증거, 심문, 논리 등을 내세워서 수사를 하고, 캐슬은 소설가답게 사람과의 관계, 관찰, 끊임없는 가설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 다이나믹한 관계는 사건을 해결할 뿐 아니라 서로를 신뢰하고 아끼며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가설을 제시하고 반박하는 이 모든 과정이 두 사람에게는 일종의 foreplay(음... 이 말 써도 되는 거야?ㅋㅋ)가 되는 셈이다. 사실 이런 관계를 가장 잘 활용하는 다른 드라마가 본즈(Bones)다. 드라마가 오래 못 살아남는 Fox에서 2013-14 9시즌 확정까지 받아낸 저력은 결국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브레넌과 부스가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며 가장 든든한 파트너에서 사랑하는 연인으로, 그리고 함께 아기를 낳고 가정을 이뤄가는, 남녀 관계 발전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캐슬은 본즈의 두 캐릭터만큼 심하게 대립하진 않고, 서로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공통점도 어느 정도 있다.

두번째는 오바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수사물은 가끔 원하는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스토리 흐름이 널뛰기 뛰듯 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캐슬은 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풀어가면서 이야기 자체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수사와 이야기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어려운 용어나 과학적 상식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과학수사물을 보면서 용어 때문에 어려워했는데, 캐슬은 그런 게 많이 없어서... 좋다 ㅠㅠㅋㅋ

세번째는 하위문화의 적절한 차용과 깨알같은 패러디다. 릭 캐슬의 얇고 너어어어얿은 상식, 그리고 유명 베스트셀러 소설가다운 부유한 라이프스타일은 마술, 만화, 공포영화 등 다양한 소재를 생활과 사건 속에서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배경이다. 특히 대중문화 관련 인용이 상당히 많아서 이해하면 '아...'라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한 캐슬 역의 네이선 필리언이 비운의 SF 명작, <파이어플라이>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파이어플라이(Firefly)>도 나쁘지 않게 써먹는 편이다. (<파이어플라이>는 <어벤저스>의 조스 위든(Joss Whedon) 감독이 2003년에 제작한 SF 드라마로, 미드를 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보길 권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Geeky한 아이템을 너무 Geeky하지 않게 잘 쓴다. 이 수위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이 정도는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네번째는 서로 다른 형태의 콘텐츠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면서 잘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릭 캐슬이 쓴 니키 히트 시리즈가 하드카피는 물론 전자책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데릭 스톰 시리즈는 마블 코믹스가 그래픽 노블로 제작하기도 했다. 니키 히트 시리즈는 한 시즌이 끝날 때마다 한 권씩 나오는데, 작가는 물론 리처드 캐슬이며(물론 유령작가가 쓴 것이지만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캐슬을 소설로 보는 것 같지만 조금은 다르게 비틀어서 적고 있다. 일단 니키 히트 시리즈도 캐슬처럼 형사인 니키 히트와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제임슨 루크가 팀을 이루지만, 캐슬과 베켓처럼 매일 붙어다니는 파트너는 아니고, 두 사람의 로맨틱한 관계는 캐슬과 베켓보다 일찍 시작한다. 사건 현장은 캐슬과 베켓이 수사하던 사건을 비슷하게 가져오고, 사건의 수사 과정도 캐슬과 베켓의 파트너십처럼 다뤄지기보다는 니키 히트를 좀 더 중점적으로 다룬다. 캐슬의 에이전트인 폴라는 니키 히트 시리즈를 캐슬이 베켓에게 바치는 절절한 러브레터라고 불렀고, 한 시청자는 이를 '제작진이 쓰는 팬픽션'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캐슬을 보며 미스터리 소설가의 삶을 보고, 그에서 영감을 얻은 그의 작품인 니키 히트 시리즈를 읽는다. 현실의 시청자가 가상의 소설가가 쓴 소설을 읽는다는 점은 시청자-독자의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솔직히 소설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캐슬을 보고 읽으면 엄청 재미있다.ㅋㅋ) 이는 단순히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나 소설을 읽는 독자가 아니라, 미디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도 흥미롭게 볼 만한 미디어 상품화의 한 예이며 트랜스미디어의 적절한 예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 정리가 안 되네... 암튼 =_=)
난 드라마를 몇 번이고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한 번 보면 그냥 끝이지만, 캐슬은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해 새롭게 해석하고 감상하는 즐거움을 준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엄청 좋은 드라마는 아니지만, 캐릭터와 스토리,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경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사랑받을 만하다. 게다가 요샌 시청률도 잘 나와서 기분도 좋다.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다. 최소한 캐슬과 베켓이 결혼하는 것은 보고 말겨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