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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튠즈 라디오가 건져준 좋은 노래 모음 1


Noah Gundersen - Nashville



Winterpills - Hide Me



James Bay - Move Together



Ivan & Alyosha - Running For Cover



JBM - Winter Ghosts



Phosphorescent - Wolves



Foy Vance - Joy Of Nothing



Charlene Soraia - Ghost

The Cinematic Orchestra - Ma Fluer (2007)

Ma Fluer (2007)

Tracklist
  1. That Home
  2. Familiar Ground
  3. Ma Fleur
  4. Music Box
  5. Time and Space
  6. Prelude
  7. As the Stars Fall
  8. Into You
  9. Breathe
  10. To Build a Home

제이슨 스윈스코(Jason Swinscoe)의 프로젝트로 시작한 "애시드 관현악 재즈 밴드" 시네마틱 오케스트라(The Cinematic Orchestra)는 영국을 대표하는 일렉트로닉 뮤지션이다. 클래식, 재즈, 일렉트로니카를 믹스하여 아름답고 신비로운 사운드를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앨범은 시네마틱 오케스트라에게 대중적 인지도와 상업적인 성공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한다.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애시드 재즈에 문외한이라도 이 앨범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사운드에 바로 빠져들게 된다. 특히 여러 영화, 드라마, 광고음악으로 사용된 'To Build a Home'의 파워는 대단하다. 이 곡 하나만으로 이 앨범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약 50분의 대장정의 마무리로도 또는단독으로 들을 만한 곡으로도 손색이 없다. 패트릭 왓슨의 보컬과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는 음악은 이어 첼로 선율이 더해지고 그 뒤로 웅장한 관현악 세션이 드라마틱한 절정으로 이끌어간다. 6분 정도의 노래 하나에서 환희와 열정 슬픔을 모두 느낄 수 있다.


The Civil Wars - The Civil Wars (2013)

The Civil Wars (2013)

Tracklist
  1. The One That Got Away
  2. I Had Me a Girl
  3. Same Old Same Old
  4. Dust to Dust
  5. Eavesdrop
  6. Devil's Backbone
  7. From This Valley
  8. Tell Mama
  9. Oh Henry
  10. Disarm
  11. Sacred Heart
  12. D'Arline

... 믿고 듣는 시빌 워즈의 새앨범.
지금은 투어도 안 하는 것 같고... 공연이나 라디오 투어도 안하는 것 같고...
2010년대 나름 족적을 남긴 듀오의 마지막 앨범이 될 것 같은 예감.
"애증"이 뭔지 음악으로 느끼고 싶나요? 시빌 워즈를 추천합니다.








요새 듣는 부부 듀오 밴드들을 소개합니다

1집을 뛰어넘는 2집을 냈음에도 '서로 말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린 시빌 워즈(The Civil Wars)의 조이 윌리엄스와 존 폴 화이트 때문에 듣고 있으면 좋으면서도 안타깝다. 두 사람은 사실 부부가 아니고, 이미 각자 짝이 있는 상태에서 음악으로 의기투합한 사이라 이 게시물과 어울리지 않는 건 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일만 하는 사이라서 2장만 내고 깨진 건지, 일만 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나마 앨범도 두 장 내고 몇 년간 같이 활동할 수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암튼 애증으로 뒤범벅된 멜로디와 가사가 매력적인 이들의 음악을 (몰래는 아니지만) 참 좋아했었는데 새 음악을 듣기는 힘들 것 같아서... 슬프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파트너가 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한다. 그러면서도 요새 듣고 있는 부부 듀오의 음악을 들으면 차라리 결혼을 한 사이라서 콜라보레이션이 잘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건 음악을 하는 부부 당사자와 케미의 신만 답을 알겠지.

암튼 최근 1년간 주구장창 돌려듣는 음악 중 부부 듀오만 따로 뽑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1. Over the Rhine

이미 노래 한곡을 소개했었지만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오버 더 라인(Over the Rhine)은 지금 활동하는 부부 듀오 밴드 중에서 잔잔하지만 존재감 강한 밴드가 아닐까 싶다. 린포드 듀엘러(Linford Detweiler)와 카린 버그퀴스트(Karin Bergquist) 부부가 함께 음악을 만든 지 20년이 지났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를 중심으로 인디 씬에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지만,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진 못했다. 두 사람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지고, 이혼을 숙고하면서 밴드가 해체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내놓은 앨범, [The Long Surrender]에서 카린의 성숙한 보컬과 두 사람의 완벽한 하모니가 한번 더 빛을 발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발매한 [Meet Me At the Edge Of the World]의 19곡(!)에서도 린포드와 카린 부부의 하모니가 한층 빛을 발한다.







2. The Weepies

메사추세츠 출신의 인디 팝/포크 듀오, 위피스(The Weepies)는 스티브 태넌(Steve Tannen)과 뎁 탤런(Deb Talan)이 2001년 메사추세츠 주 캠브리지의 한 공연에서 만나면서 시작됐다. 그 전에 이미 서로의 음악에 매력을 느낀 두 사람은 만난 그날부터 함께 곡을 쓰기 시작했다. 위피스 결성 후 독립 발매한 앨범이 지역 음악씬에서 꽤 괜찮은 반응을 얻었고, 이후 유명 인디레이블인 네트워크 레코드(Nettwerk Records)에서 세 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편안하면서도 생기넘치는 팝 포크 음악은 듣고 있으면 참 아기자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별다른 악기 없이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데 스티브의 보컬은 따뜻하고 뎁의 보컬은 몽환적이다. 이들의 음악은 영상 매체의 BGM으로 자주 사용되었는데, [Say I Am]에 수록된 'World Spins Madly On'을 비롯한 여러 곡이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되어 인기를 얻기도 했다. 두 사람은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두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살면서 서로의 음악과 목소리에 계속 사랑에 빠지고 있단다. 열심히 투어중이고 새앨범도 곧 나온다니까 기대해 봐야지.







3. Sarah Lee Guthrie & Johnny Irion

사라 리 거스리는 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크 음악의 전설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의 손녀이고 포크 뮤지션 알로 거스리(Arlo Guthrie)의 막내딸이다. 음악으로 충만한 집안의 분위기였지만 어렸을 때는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17세 때 아버지의 투어 공연에 로드 매니저로 일하면서 음악을 접하고, 그 이후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게 됐다. 반면 조니 아이런은 예술가 집안 출신으로 사라 리와 만나기 전에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다(조니는 사라 리보다 10살 연상이다). 두 사람은 LA에서 락 밴드 블랙 크로우(Black Crowes)의 크리스 로빈슨(Chris Robinson, 배우 케이트 허드슨의 전남편으로 유명함)의 소개로 만났고, 99년 결혼한다. 앞에 소개한 오버 더 라인이나 위피스가 활동을 하다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한 것과 달리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나서 듀엣 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EP 앨범을 시작으로 소소하게 활동하다가 2009년 첫 LP [Folksong]을 발매한다. 2011년에는 두 번째 LP인 [Bright Example]을 발매하였으며, 알로 거스리, 존 맬런캠프(John Mellencamp) 등과 함께 우디 거스리 헌정공연 등에 참여한다. 올해 발매한 세번째 LP [Wassaic Way]는 얼트컨트리/루츠락 밴드 윌코(Wilco)의 제프 트위디(Jeff Tweedy)가 참여하기도 했다.

City and Colour - The Hurry and The Harm (2013)

The Hurry and The Harm (2013)


Tracklist
  1. The Hurry and the Harm  
  2. Harder Than Stone  
  3. Of Space and Time  
  4. The Lonely Life  
  5. Paradise  
  6. Commentators  
  7. Thirst  
  8. Two Coins  
  9. Take Care  
  10. Ladies and Gentlemen  
  11. The Golden State  
  12. Death's Song  

댈러스 그린(Dallas Green)이 자기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시티 앤 컬러(City and Colour)라는 원맨밴드를 만든 이후, 본업인 메탈밴드 기타리스트는 어느새 부업이 되어 버리고 취미삼아 하는 감성(?)적인 포크 아티스트질이 본업이 되어 버린지 오래 되었다. 알렉시스온파이어(Alexisonfire)는 댈러스 그린이 시티 앤 컬러 활동에 충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흔들리다가 결국 해체했고, 댈러스 그린은 이제 주노 어워즈에서 닐 영의 헌정공연을 담당하는 캐나다 포크음악의 대표가 되어 있더라.

시티 앤 컬러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 귀로 들어왔다가 한 귀로 빠져나가다가' '어느 순간 집중하게 만드는' 음악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보컬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다른 아티스트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걸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건성으로 듣고 있으면 이만큼 멋진 배경음악도 없다. 멜로디는 캐치하지만 어렵지 않아서 몇 번만 들으면 저절로 흥얼거린다. 하지만 노래를 따라부르고 싶어서 가사를 들추는 순간 이게 결코 쉽게 흥얼거릴 만한 음악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지난 앨범인 [Little Hell]부터 어쿠스틱 기타 하나 들고 노래부르는 것을 넘어서 밴드의 형태를 갖추고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를 적절하게 섞긴 했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시도를 좀 더 많이 했기 때문에 앨범 자체가 포크보다는 얼터너티브 락 앨범처럼 들린다. 그러나 여전히 매력적인 목소리와 그 목소리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멜로디가 주를 이루는 멋진 노래로 가득하다.


Leddra Chapman - Telling Tales (2009)

Telling Tales (2009)

Tracklist
  1. Story
  2. A Little Easier
  3. Edie
  4. Summer Song
  5. Picking Oranges
  6. Saving You
  7. WineGlass
  8. Jocelin
  9. Fooling Myself
  10. Wrap Me Up

이 게시물은 사실 두달 전에 올렸어야 했는데... 한창 더울 때 듣기 딱 좋은 여름용 포크 음악이다. 물론 2009년에 나와서 소리없이 묻힌 앨범이라 찾기가 참 어렵지만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사이트나 토렌트에서는 소리소문 없이 구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나 공연영상도 있고.

이 앨범의 주인공인 애나 레드라 채프먼(Anna Leddra Chapman)은 주로 레드라 채프먼(Leddra Chapman)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 브렌트우드 출신으로 2009년 싱글 'Story'를 발매하며 활동을 시작한다. 이 노래가 라디오에서 꽤 쏠쏠한 반응을 얻은 뒤 같은 해 첫 LP인 이 앨범을 발매하는데 싱글이 터진 것만큼 앨범이 잘 되지 않아서... 그냥 잊혀진 가수가 되었다. 그 뒤에 EP를 두어 장 내고 지금도 꾸준히 공연 활동을 하고 있긴 한데, 유튜브 영상이 아니면 안부를 알기 어려워서 그저 앨범만 듣는 걸로 만족해야겠더라.

싱글로 나온 'Story'나 노골적으로 "나는 여름 노래예요."라 광고하는 'Summer Song' 외에도 상큼한 멜로디, 콜비 카레이를 연상하게 하는 보컬 등 청량감이 느껴진다. 올해 여름 정말 무더울 때 선풍기 앞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서 버텼다. 아마 내년에도 자연스럽게 이 앨범에 손이 갈 것 같다.



Over the Rhine - The Laugh of Recognition (2010)

The Long Surrender (2010)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주 출신의 오버 더 라인(Over the Rhine)은 린포드 듀엘러(Linford Detweiler)와 카린 버그퀴스트(Karin Bergquist) 부부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포크, 팝, 블루스, 컨트리,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느낄 수 있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낸 앨범들이 평론의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앨범 전체를 채우는 카린 버그퀴스트의 목소리도 매력적인데, 루신다 윌리엄스보다 조금 덜 우울하고 캐나다 밴드 카우보이 정키스(Cowboy Junkies)의 보컬 마고 티민스(Margo Timmins)보다는 좀 더 블루스/재즈같은 느낌이 강하다. (흠... 비유를 하려는 레퍼런스도 참 마이너하네.;)

암튼 포크, 아메리카나 스타일의 음악으로 꽉꽉 차 있는 앨범 중에서도 단연 이 앨범의 백미는 첫 트랙인 'The Laugh of Recognition'이다. 카린 버그퀴스트가 쓴 이 노래는 정말 어느 정도 살아본 인생 선배로서 뭔가를 성취해야 할 때가 있고, 그를 위해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꿈을 가졌다면 겁먹고 도망다니지 말아야 하며, 가지고 있는 것을 놓아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내 안의 두려움을 깨닫게 만드는 'Come on boys'의 반복은 어떻게 들으면 꾸지람같기도 하고 어떻게 들으면 위로같기도 하다.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좋은 멜로디와 풍성한 악기 구성은 절대 놓치지 않은, 정말 정말 좋은 노래다.


Come on boys
It's time to settle down
What do you think you'll gain
From all this runnin' around?

Come on boys
It's time to let it go
Everybody has a dream
That they will never own

Come on boys
It's time to let her down
You might be surprised
How far she'll get
With her feet on the ground

So come on boys

Every night we always
Led the pack
There and back
And we never could do anything half
Oh you have to laugh
You just gotta laugh

So come on boys
It weren't not for tryin'
It's called the laugh of recognition
When you laugh but you feel like dyin'

Come on boys
Now don't be shy
If we gotta walk away
We gotta hold our heads up high

You're not the first one to start again
Come on now friends
There is something to be said for tenacity
I'll hold on to you
If you hold on to me
Come on boys


Passenger - Let Her Go (2012)

Let Her Go [Single] (2012)
아마 최근 몇 달 동안 백번 가까이 들었던 음악을 꼽아보라면 단연컨데 이 노래일 것이다. 영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마이클 로젠버그(Michael Rosenberg)는 원래 밴드였던 패신저(Passenger)가 해체한 이후 호주에서 밴드의 이름을 걸고 계속 활동해왔는데, 작년 7월 발매한 싱글 'Let Her Go'가 호주, 벨기에, 독일,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몇몇 국가에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고 플래티넘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말그대로 대박이 났다. 이에 힘입어 앨범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다른 포크 팝 앨범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이 트랙 하나는 발군이다. 앨범의 다른 트랙은 이만큼 귀를 잡아끌지 않는다. 이 트랙에서 마이클 로젠버그의 목소리는 어느 트랙보다 관조적이지만 진실하다. '잃어봐야 소중한 것을 알게 된다'라는 메시지를 적절한 비유로 전달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현악 세션을 비롯한 악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음... 뭐랄까, 싸이월드이나 텀블러의 감성 BGM으로 쓰기 딱 좋은 음악? 하지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Paper Aeroplanes - The Day We Ran Into the Sea (2010)

The Day We Ran Into the Sea (2010)
Tracklist
  1. Cliche 
  2. Freewheel 
  3. Lifelight 
  4. Pick Me 
  5. Lost 
  6. Skies on fire 
  7. Dancing Every Night 
  8. Take It Easy 
  9. Not As Old As You Think 
  10. Newport Beach
  11. My First Love 
  12. Dry My Eyes 
  13. Make a wish

페이퍼 에어플레인즈(Paper Aeroplanes)는 영국 웨일즈(Wales) 출신의 사라 하월즈(Sarah Howells)와 리처드 르웰린(Richard Llewellyn)이 결성한 포크 팝 밴드다. 사라 하월즈는 페이퍼 에어플레인즈를 결성하기 이전부터 영국 트랜스 음악 씬에서 보컬로 활동해 오며 쏠쏠한 히트 트랙도 내놓았고, 리처드 르웰린도 포크 음악 외에도 여러 장르의 음악에 송라이터로 참여했다. 페이퍼 에어플레인즈의 음악은 인디 느낌도 약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크렌베리스, 리사 로브 등이 생각나는 대중적인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포크 팝이다. 그들의 첫 LP인 이 앨범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페이퍼 에어플레인즈의 음악은 2012년 발매한 [We Are Ghosts]를 들으면서 알게 됐는데, 사라 하월즈의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라서 바로 LP를 찾아서 듣게 됐다. 사라 하월스의 목소리를 들으면 코어스의 앤드리아 코어가 생각나는데, 목소리 자체가 고와서 어느 음악에든 잘 어울리겠지만 역시 포크 팝이 제격인 듯하다. "작품이다!" 정도의 감탄은 나오지 않지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임은 분명하다. 

얼마 전 새 앨범인 [Little Letters]가 나왔는데, 이 앨범보다는 조금 더 어두운 분위기이지만 역시나 캐치한 멜로디가 돋보인다. 또한 전작보다 코러스나 악기를 많이 써서 사운드가 조금 더 풍성해졌다. 이 앨범도 시간이 되면 감상을 쓸 것이다.

Anais Mitchell - Young Man In America (2012)

Young Man In America (2012)

Tracklist
  1. Wilderland
  2. Young Man in America
  3. Coming Down
  4. Dyin' Day
  5. Venus
  6. He Did
  7. Annmarie
  8. Tailor
  9. Shepherd
  10. You Are Forgiven
  11. Ships

난 음악을 좋아하고 많이 듣긴 하지만 음악을 들을 줄은 모른다. 그저 그 음악이 주는 느낌에 충실할 뿐 어떤 음악의 갈래인지 어떤 대가의 영향을 받았는지 이 음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런 것은 평론의 영역이고, 내 세계는 아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한때 평론의 세계에 관심이 가기도 했지만 나는 음악에 있어서는 그저 좋은 것을 듣고 즐거워하는 팬으로 남고자 한다. 그래서 이렇게 지껄이는 것이 크게 두렵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Hadestown]을 들으면서도, 그리고 이 앨범을 들으면서 아나이스 미첼(Anais Mitchell)에 대해 새삼 존경하는 마음이 다시 들었다. 이렇게 꾸준히 좋은 앨범을, 그것도 메이저 레이블이 아닌 DIY 레코딩으로 유명한 아니 디프랑코(Ani DiFranco)의 Righteous Babe Records를 거쳐 자신만의 레이블인 Wilderland Record에서 만들어오고 있다. 영국발 포크락이 전세계를 휩쓸기 전부터 많은 포크 가수들처럼 그녀도 고향 버몬트에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해 왔다. 시장과 대중의 눈에 들기 이전부터 좋은 음악은 이미 존재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앨범은 전작과 달리 하나로 통일할 만한 큰 스토리를 구성하는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그녀가 살고 있는 현대 미국 사회의 모습을 아이와 아이를 기르는 것에 비유하여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내가 현대 미국 사회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느껴지진 않는다. 대신,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슬픔이다.

가사를 알지 못해도 아나이스 미첼의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가 만들어내는 멜로디가 슬프다는 것은 바로 알 수 있다. 어떻게 들으면 다소 귀엽기도 한 아나이스 미첼의 목소리는 어쿠스틱 기타를 위시한 정갈하고 소박한 연주에 얹어져 심장을 찌르는 감정을 전달한다. 그녀의 음악은 "내 노래는 슬퍼요. 내 이야기는 슬퍼요. 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며 절절하게 우는 스타일이 아니다(그리고 그런 음악은 정말 정말 싫다.) 이 음악을 플레이했을 때 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한방을 제대로 맞고 비틀거리는 듯했다. 한(恨)의 정서를 미국인이 풀어내면 이런 느낌일까? 너와 내가 함께 감내하는 고통을 담담하게 풀어내니 그것만큼 슬픈 게 없는데, 한참 슬픔에 잠기고 나면 위로를 받는 느낌. 한없이 슬픔에 침잠했을 때 얻는 묘한 카타르시스. 그걸 전달하려 하지 않았을까?

이런 음악을 들으니, 최근 우리 나라며 외국이며 기타만 들면 장땡이라 생각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이 떠오른다. 포크 음악을 민중의 슬픔을 말함으로써 그것을 어루만지는 음악이라 정의한다면, 기타를 뚱기뚱기 뜯으며 봄날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때 그 봄날을 견뎌내야 하는 사람들의 '찬란한 슬픔'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지 모르겠다. 기타를 들면 무조건 저항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것이 아니다. 껍데기만 포크를 뒤집어쓴 것이 아니라 음악과 가사와 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라는 것이다. 스무살에게 뭘 바라겠니... 라고 하지만, 요즘은 스물도 안 됐는데 평론가들에게 찬사받은 앨범을 만드는 포크 아티스트도 수두룩하다. 그들은 미국인이고 영국인이라 되고 우리는 한국인이라 안 된다는 그런 건 없지 않나?


Barenaked Ladies - Grinning Streak (2013)

Grinning Streak (2013)

Tracklist
  1. Limits
  2. Boomerang
  3. Off His Head
  4. Gonna Walk
  5. Odds Are
  6. Keepin' It Real
  7. Give It Back to You
  8. Best Damn Friend
  9. Did I Say That Out Loud?
  10. Daydreamin'
  11. Smile
  12. Crawl

베어네이키드 레이디스(Barenaked Ladies, BNL)는 얼터너티브 락이 위용을 떨치던 90년대, 캐나다를 대표하는 락 밴드였다. 물론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캐나다의 사랑을 열렬히 받고 있지만, 당시 BNL은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가사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로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잡은 개성있는 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밴드의 메인 보컬이자 송라이터인 스티븐 페이지(Steve Page)가 탈퇴한 이후에도 BNL의 음악을 채우는 유머와 멜로디는 사라지지 않았다. 대신 좀 더 어른스러워졌달까? 유튜브에서 BNL의 예전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느꼈던 어린아이 같은 느낌은 지난 앨범인 All In a Good Time에서도, 이번 앨범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미드나 영화에서 많이 보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비유하자면 예전 앨범들은 꾸러기 모자를 쓴 젊은 코미디언의 재기넘치는 농담이라면, 이제는 관록있는 코미디언이 한 손에 위스키를 들고서 살면서 느낀 모순의 순간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듯하다.

첫 트랙인 'Limits'에는 전자음을 첨가했지만 그 외에는 BNL 음악의 기본인 포크와 얼터너티브 락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인다. 첫 싱글인 'Boomerang'의 멜로디는 한 번 듣자마자 흥얼거리게 될 정도로 캐치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맘에 드는 트랙은 5번인 'Odds Are'다. 들을 때마다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 정도로 멜로디와 리듬이 가볍고 신나며, 그 위에 얹은 가사도 상당히 재미있다. '오늘은 괜찮을 거야, 내일도 괜찮을 거야'라는 가사도 신나게 따라부르다보면 마음의 위로가 된다. 그 외에도 다른 트랙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 지친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들은 그대로지만, 세월이 그들의 외양도 내면도 모두 바꿔놓았다. 그리고 난 그들의 베스트 앨범을 들으면서 어렸을 때 듣지 못했던 음악에 감사하고, 이들의 최근 앨범을 들으며 나이를 먹어 이런 노래를 들으며 즐길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한다.


Eagle-Eye Cherry - Desireless (1997)


Tracklist
  1. Save Tonight
  2. Indecision
  3. Comatose (In the Arms of Slumber)
  4. Worried Eyes
  5. Rainbow Wings
  6. Falling in Love Again
  7. Conversation
  8. When Mermaids Cry
  9. Shooting Up in Vain
  10. Permanent Tears
  11. Death Defied By Will
  12. Desireless

최신곡도 못 쫓아가는데 왜 세기말에 나온 노래를 듣고 난리인가 싶은데, 이때 나온 노래들 중 좋은 게 참 많다는 걸 나이를 먹고나니 알겠다. 그래서 이때 나온 노래들 중 맘에 드는 것들만 다시 찾아서 듣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글-아이 체리(Eagle Eye Cherry)의 데뷔 앨범이자 최고 히트작, [Desireless]다.

이글 아이 체리는 유명 재즈 뮤지션인 미국인 아버지 돈 체리(Don Cherry)와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스웨덴에서 나고 자라서 미국에서 음악을 공부하며 연기도 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망 이후 스웨덴으로 돌아가 음악 작업에 몰두하고, 97년에 데뷔 앨범을 발표한다. 그는 자신의 방에서 어쿠스틱 기타로 만든 곡을 스웨덴의 인디 레이블을 통해 발표했는데, 이것이 미국에서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단숨에 음악적인 성공을 거둔다.

이 앨범은 80년대 말과 90년대를 지배했던 얼터너티브 락 사운드가 충만하지만, 다른 앨범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다. 좀 더 어쿠스틱하고 멜로디는 더 캐치하며, 목소리는 더욱 부드럽다. 앨범 전체의 기본 골격은 얼터너티브 락이지만 보컬 자체는 마치 R&B나 보컬 재즈를 듣는 듯하다. 이는 굳이 고음을 내지르지 않아도, 부드러운 보컬의 매력 때문에 들으면서도 자꾸만 감탄한다. 이후 발매한 앨범들이 이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 않아 이미 잊혀진 뮤지션이 되었지만, 아직도 이 사운드와 이 보컬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음악적인 영감이 가장 충만했던 20대 후반, 그가 팝 음악에서 작은 발자국을 찍은 이 앨범, 이 나이가 되어서는 한번 들어볼 만하다.



Jason Mraz - I Won't Give Up (2012) / Tristan Prettyman - Glass Jar (2012)

Love Is a Four Letter Word (2012)
Tracklist
  1. The Freedom Song  
  2. Living in the Moment  
  3. The Woman I Love  
  4. I Won't Give Up  
  5. 5/6  
  6. Everything Is Sound  
  7. 93 Million Miles  
  8. Frank D. Fixer 
  9. Who's Thinking About You Now? 
  10. In Your Hands
  11. Be Honest (feat. Inara George)
  12. The World as I See It 
  13. I'm Coming Over

Cedar + Gold (2012)
Tracklist
  1. Second Chance
  2. Say Anything
  3. My Oh My
  4. I Was Gonna Marry You
  5. Quit You
  6. Bad Drug
  7. Come Clean
  8. Glass Jar
  9. When You Come Down
  10. Deepest Ocean Blue
  11. The Rebound
  12. Never Say Never

샌디에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트리스탄 프리티먼(Tristan Prettyman)은 우리나라에서는 동료 아티스트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의 전 약혼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초 만나서 잠깐 사겼다가 헤어지고, 2008년도에 재결합해서 약혼까지 했지만, 결국 2011년 파혼하고 헤어진다.

여기선 아티스트의 개인사를 가십처럼 언급하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과 헤어짐은 이 글에서는 중요하다. 왜냐면 약혼이 파기된 직후 두 사람 모두 질세라 앨범을 발매하며 두 사람이 헤어진 것이 앨범의 내용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음을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밝혔다. 또한 제이슨 므라즈의 싱글이 발매된 이후 트리스탄 프리티먼이 이에 반박하는 내용의 곡을 써서 앨범에 수록했다. 노래로 하는 디스는 랩퍼들만 하는 줄 알았는데, 곡을 잘 쓰는 싱어송라이터들도 이렇게 할 줄은 몰랐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이슨 므라즈가 너무 유명하지만 트리스탄 프리티먼은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제이슨 므라즈가 두 사람의 헤어짐을 자신의 입장에서 묘사한 것만 들을 기회는 많지만,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음원이 수입되지 않은 트리스탄 프리티먼의 노래나 입장을 들을 기회는 그다지 많지 않다. 연애라는 게 한쪽의 이야기를 들어서만은 알 수 없는 일이니까, 노래를 통해 다른 쪽의 입장도 들어보고자 한다.

트리스탄 프리티먼은 앨범 발매 직후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제이슨 므라즈의 싱글 'I Won't Give Up'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Glass Jar'라는 곡에 담았다고 말했다. 두 노래의 가사를 비교해 보자.




I Won't Give Up (by Jason Mraz)

When I look into your eyes
It's like watching the night sky
Or a beautiful sunrise
Well, there's so much they hold
And just like them old stars
I see that you've come so far
To be right where you are
How old is your soul?

Well, I won't give up on us
난 우릴 포기하지 않았어
Even if the skies get rough
그 하늘이 거칠어진다 해도
I'm giving you all my love
내 모든 사랑을 네게 주겠어
I'm still looking up
아직도 올려다보고 있어.

And when you're needing your space
To do some navigating
네가 복잡한 상황을 감당할 만한
여유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I'll be here patiently waiting
To see what you find
난 여기서 참고 기다리며
네가 무엇을 찾을지 보려 했어

'Cause even the stars they burn
Some even fall to the earth
We've got a lot to learn
God knows we're worth it
No, I won't give up

I don't wanna be someone who walks away so easily
난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I'm here to stay and make the difference that I can make
여기서 할 수 있는 만큼 바꾸고 싶어
Our differences they do a lot to teach us how to use
우리의 차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걸
The tools and gifts we got, yeah, we got a lot at stake
어떻게 쓸지 알려줬잖아. 아직 감당할 게 많고
And in the end, you're still my friend at least we did intend
결국 아직 넌 내 친구고 최소한 우리가 의도한 건
For us to work we didn't break, we didn't burn
잘 하려는 거였지 헤어지려는 건 끝내려는 건 아니었잖아
We had to learn how to bend without the world caving in
우린 그저 세상이 무너지기 전에 굽히는 법을 배웠어야 했어
I had to learn what I've got, and what I'm not, and who I am
내가 뭘 가졌는지, 내가 무엇이 아닌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했어

I won't give up on us
Even if the skies get rough
I'm giving you all my love
I'm still looking up, still looking up.

Well, I won't give up on us (no I'm not giving up)
God knows I'm tough enough (I am tough, I am loved)
We've got a lot to learn (we're alive, we are loved)
God knows we're worth it (and we're worth it)

I won't give up on us
Even if the skies get rough
I'm giving you all my love
I'm still looking up

므라즈의 입장에서는 프리티먼이 여유가 필요하다는 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기다리려 했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했다고 설명한다. 모든 게 끝나기 전에 서로가 노력했어야 했는데 잘 되지 않았으며, 아직 두 사람의 사이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트리스탄 프리티먼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Glass Jar (by Tristan Prettyman)

You handed me a glass jar and took my hand
We were sitting on the stairs
Staring at the sand
You asked me once and I said yes
You said I'd never have to worry about anything ever again

And now everything's as if nothing ever happened
이제 모든 게 없었던 일처럼 되고
The version of your story isn't really matching up
네가 한 이야기는 말이 되질 않아
You gave up on us
네가 우리를 포기했잖아
You got the whole world watching and everyone's attention.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널 지켜봐도
Turn your head and you never even mention us
넌 고개를 돌리고 우리에 대해 말하질 않았어
You gave up on love
네가 사랑을 포기한 거야

I'm staring at this ring an infinite circle
이 반지를 한없이 들여다보며
For nothing could break the foundation we built on
우리가 가진 걸 부실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And just like that the wind shifts its way
하지만 그렇게 바람은 방향을 바꿔버렸어
How could something so sacred ever come to be replaced
어떻게 그렇게 신성한 게 바뀔 수 있는 걸까?

And now everything's as if nothing ever happened
The version of your story isn't really matching up
You gave up on us
You got the whole world watching and everyone's attention yeah
Turn your head and you never even mention us
You gave up on love

I found a little glass jar on the shelf
It reminded me to take a good, hard look at myself.
Reminded me of some better days
When I knew you in the version that I wished
You would stay in but

Everything's as if nothing ever happened
The version of your story isn't really matching up
You gave up on us
You got the whole world watching and everyone's attention yeah
Turn your head and you never even mention us
You gave up on love
Yeah you gave up on us

프리티먼은 므라즈가 크게 인기를 얻으며 주목받을 때에도 여자친구이자 약혼자인 자신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불만을 가졌던 듯하다. 물론 프리티먼도 이쪽에서는 나름 인정받는 싱어송라이터이지만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므라즈의 처지와는 달랐다. (잠깐 동안 므라즈를 좋아했을 때 기사를 열심히 찾아봤는데 그의 커리어의 정점에 다다랐을 때도 사생활이나 여자친구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 번 만났다 헤어지고 재결합해 약혼까지 했지만 결국 두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의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결국 프리티먼이 먼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두 사람의 약혼은 결국 파혼으로 끝난 듯하다.

두 곡을 듣고 나서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헤어짐을 바라보는 남녀의 관점이 다르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가사를 통해 두 사람의 사이가 변했다는 걸 느낀 시점이 달랐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결국은 구남친과 구여친이 노래를 통해 서로의 잘못을 따지는 상황이 연출되긴 했지만, 사랑도 이별도 모두 좋은 노래의 밑거름이 되는 거니까. 다만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매번 사귀고 헤어지는 모든 상황을 노래에 쏟아붓는 것처럼 서로의 가장 아픈 이야기를 꺼내서 확인하는 게 다음 사랑을 위해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이런 이야기를 보며 만약 내가 혹시나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예술가는, 특히 언젠가 내가 들을 음악을 만들 뮤지션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 이야기는 그저 일기장과 다른 사람들과의 술잔에 남을 때 그의 이야기는 대대손손 저작권으로 남을 생각을 하니까 끔찍해진다. 노래는 좋아하지만, 당분간은 이 입장을 유지하고 싶다.ㅠㅠㅋㅋ

Natalie Maines - Mother (2013)

Mother (2013)
Tracklist
  1. Without You
  2. Mother
  3. Free Life
  4. Silver Bell
  5.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6. Vein in Vain
  7. Trained
  8. Come Cryin' to Me
  9. I'd Run Away
  10. Take It On Faith
2006년작 [Taking the Long Way]가 2007년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 5개 부문을 싹쓸이한 이후 딕시 칙스(Dixie Chicks)는 무기한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 사이에 에밀리 로빈슨(Emily Robinson)과 마티 맥과이어(Martie McGuire) 자매는 코트 야드 하운드(Court Yard Hounds)라는 두 사람만의 밴드를 결성해 앨범을 발표했지만, 나탈리 메인즈(Natalie Maines)는 남편(애드리언 패스더 Adrian Pasdar)을 내조하고 두 아이를 키우는 데 전념하며 간간히 공연과 다른 아티스트의 음반에 참여(토니 베넷 Tony Bennett, 닐 다이아몬드 Neil Diamond)하거나 자선활동에 집중해 왔다. 딕시 칙스의 좌절과 성공의 시작이 나탈리의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었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송라이팅과 공연에 집중하며 비평면에서 가장 성공한 앨범을 만들어내며 아마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소진했을 것이다. 아무튼 나탈리 메인즈는 지난 몇 년간 음악계와, 정확히는 컨트리 음악계와 서서히 멀어져 갔다.

그리고 2012년 나탈리 메인즈의 솔로 프로젝트가 발표됐는데, 락 뮤지션 벤 하퍼(Ben Harper)와 공동으로 프로듀싱을 하며, 곡은 펄 잼(Pearl Jam), 제프 버클리(Jeff Buckley), 제이혹스(The Jayhawks)의 노래 등을 커버한다고 발표했다. 작년부터 에디 베더(Eddie Vedder)나 벤 하퍼와 함께 간간히 공연하며 솔로 프로젝트의 대강의 그림을 보여주었지만, 완성작인 앨범 [Mother]는 얼마 전에야 발매되었다. 위에 언급된 곡 외에도 댄 윌슨(Dan Wilson), 패티 그리핀(Patty Griffin)의 곡을 커버했으며, 오리지널 송도 2곡, 그리고 에밀리, 마티와 함께 썼지만 딕시 칙스의 앨범엔 수록하지 않은 곡까지 총 10곡이 수록되어 있다.

솔직하게 말하면 앨범은 나쁘진 않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편이다. 나탈리 메인즈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을까? 올 걸 밴드로는 전무후무한 천만장 판매고를 올렸고 그래미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3개 부문을 휩쓸었던 딕시 칙스의 리드보컬. 말도 거침없고 노래는 더욱 거침없는 대단한 언니. 이런 기대치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청자는 이런 이름값 때문이라도 한방이 터지길 바라는데 전체적으로는 그걸 충족시켜 주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개별 곡의 퀄리티가 좋지 않다는 건 아니다. 안전하다, 그래서 엄청난 기대를 충족시켜주진 못했다. 그 정도? 개인적으로는 3번 'Free Life'와 8번 'Come Cryin' To Me'를 추천한다.










Buffy the Vampire Slayer 6x07 Once More, with Feeling

BTVS: Once More, With Feeling (2001)

[버피와 뱀파이어(Buffy, the Vampire Slayer, 이하 버피)]는 조스 휘든(Joss Whedon) 감독에게 지금의 스타덤을 안겨준 대표 작품입니다. 막강한 힘을 가진 소녀가 뱀파이어를 죽이는 슬레이어가 되어 친구들과 악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인데,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방송하며 7시즌으로 화려하게 마무리했죠. 지금의 사라 미셸 겔러(Sarah Michelle Geller), 앨리슨 해니건(Allison Hannigan), 데이빗 보리아나즈(David Boreanaz) 등 스타가 이 드라마를 통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7시즌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챙겨보긴 했는데요, 아주 오래 전에 봐서 사실 크게 기억에 남진 않습니다. 이런 초자연적(paranormal) 현상 - 뱀파이어, 좀비, 악령 등 - 을 테마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거든요. 요즘 한창 인기라는 [워킹 데드(Walking Dead)]나 징그러울 정도로 오래 하는 [슈퍼내추럴(Supernatural)], 섹시한 뱀파이어가 나오는 [트루 블러드(True Blood)]도 안 봐서요. 그나마 버피를 열심히 챙겨봤던 건 곳곳에 숨어있는 조스 휘든 감독의 유머 코드가 저랑 맞아서 그런 거였어요. 그래서 엔젤(Angel)을 봤고, 파이어플라이(Firefly)도 봤고, 네이선 필리언(Nathan Fillion)에게 빠지고, 캐슬(Castle)을 보고, 캐스캣 쉬퍼가 되고... 뭐 이런 거죠ㅋㅋㅋ

아무튼 그 중 아직도 안 빠지고 보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버피에서 한 편, 스핀오프인 엔젤(Angel)에서 한 편. 엔젤은 1시즌 7편 'I Will Remember You'인데, 이 에피소드는 엔젤이 악마의 피와 접촉해 인간이 되고 헤어졌던 버피가 LA로 찾아와 재회하지만, 평범한 인간으로는 버피를 지켜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그렇게 원하던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죠. 엔젤이 버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볼 수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리고 버피는 6시즌 7편 'Once More, With Feeling'인데요, 바로 버피에서 특집으로 시도한 뮤지컬 에피소드입니다.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추게 만드는 악마가 지옥에서 소환되며 사람들이 자신들의 속마음을 노래로 표현합니다. 그저 스페셜같은 에피소드로 여길 수 있지만 5시즌과 6시즌 사이의 여러 갈등 - 친구의 마법으로 천국에서 지상으로 소환되어 다시금 처절하게 살아야 하는 버피, 버피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 되는 자일즈의 심경, 뱀파이어 슬레이어인 버피를 사랑해서 괴로워하는 스파이크, 마법으로 겨우 관계의 끈을 이어가는 윌로우와 타라, 관계를 더 이상 진전하지 못하는 잰더와 아냐 - 이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노래와 춤 때문에 분위기는 가볍지만 줄거리는 절대로 가볍진 않죠. 조스 휘든 감독이 극본과 노래가사, 곡까지 모두 다 썼는데 쓰는 데 무려 6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어우 고생 많으셨어요 ㅠㅠㅠㅠ

이 뮤지컬 에피소드는 여러모로 호평받았는데, 특히 자일즈 역의 앤서니 헤즈(Anthony Heads)와 타라 역의 앰버 벤슨(Amber Benson)의 솔로 액트가 호평받았습니다. 두 사람의 곡이 특별히 좋았거든요. 저도 이 두 곡을 가장 좋아합니다.






William Fitzsimmons - The Sparrow And the Crow (2008)

The Sparrow & And the Crow (2008)

Tracklist
  1. After Afterall (feat. Caitlin Crosby)
  2. I Don't Feel It Anymore (Song Of The Sparrow) (feat. Priscilla Ahn)
  3. We Feel Alone  
  4. If You Would Come Back Home (feat. Marshall Altman)
  5. Please Forgive Me (Song of the Crow)  
  6. Further from You (feat. Priscilla Ahn)
  7. Just Not Each Other  
  8. Even Now  
  9. You Still Hurt Me (feat. Priscilla Ahn)
  10. They'll Never Take the Good Years (feat. Caitlin Crosby)
  11. Find Me to Forgive  
  12. Goodmorning (feat. Marshall Altman)
  13. Maybe Be Alright  

콘셉트 앨범(Concept Album)에 대해 한 번만 더 짚고 넘어가 보자. 앨범에 수록된 개별의 곡이 형식이나 가사의 내용에 일관된 서사를 거지고 있어서 하나로 모으면 일종의 음악극이 되거나 큰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의 [Dust Bowl Ballads]이 최초의 콘셉트 앨범이고,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대표적인 앨범으로 비틀즈(The Beatles)의 [Sgt. Pepper And the Lonely Heart Club]을 일컫는다.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만들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락 밴드나 싱어송라이터들이 콘셉트 앨범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비평가들이나 쓸 만한 개념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콘셉트 앨범이라는 이 개념이 이 앨범을 이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설명이기 때문이다. 윌리엄 피츠시몬스(William Fitzsimmons)가 2008년 발매한 이 앨범은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인 '이혼'이다. 그리고 이혼을 주제로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앨범 [Goodnight]이 청소년기에 겪은 부모의 이혼에 대한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고, 이번 앨범은 그의 이혼을 다루고 있다. 결혼도 사랑도 아니고 '이혼', 그것도 아티스트 본인의 일이기 때문에 이 앨범을 듣는 건 아티스트의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의 기억을 나누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노래는 그의 아픔을 대단히 담담하게, 오히려 너무 담담해서 엄청 절절하겠거니 아프겠거니 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오히려 호들갑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

이 앨범은 이혼을 표현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여자를 참새로, 남자(윌리엄 피츠시몬스 본인)을 까마귀로 표현하고, 두 사람의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여성 보컬의 힘을 빌렸다. 프리실라 안(Priscilla Ahn)과 케이틀린 크로스비(Caitlin Crosby)의 보컬은 윌리엄 피츠시몬스의 심정 고백으로 그칠 수 있던 앨범에 여성의 목소리를 불어넣는다. 특히 프리실라 안이 참여한 'I Don't Feel It Anymore (Song of the Sparrow)'는 이 한쪽의 이야기로 치우치는 것을 막는 노래로, 두 사람의 보컬이 정말 잘 어우러지며 앨범 자체의 분위기를 잘 잡아준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가사에 있다. '어렵지 않다.' 아픈 개인사를 겪으며 아티스트가 느낀 복잡하고 슬픈 심경을 시적인 가사로 풀어놓느니 어쩌니 하는 설명은 여기서는 필요하지 않다. 어떻게 풀어놓고 싶은지 보려면 트랙리스트의 제목만 훑어봐도 감이 온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 '네가 돌아온다면', '제발 용서해 줘', '서로는 아니야', '아직도 넌 날 아프게 해'... 요즘 초등학생 정도의 영어실력이라면 충분히 해석하고도 남을 제목과 가사이지만 이런 가사에 싣는 감정은... 오히려 관조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가사는 절절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절절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노래들이 귀에 잘 앉으며, 아름다운 멜로디와 쉬운 가사는 입가에 맴돈다.



William Fitzsimmons - Gold in the Shadow (2011)

Gold In the Shadow (2011)

Tracklist

CD1
  1. The Tide Pulls from the Moon
  2. Beautiful Girl
  3. The Winter from Her Leaving
  4. Fade and then Return
  5. Psychasthenia
  6. Bird of Winter Prey
  7. Let You Break (feat Leigh Nash)
  8. Wounded Head
  9. Tied to Me
  10. What Hold
CD2
  1. Bird of Winter Prey (Acoustic)
  2. Ever Could
  3. The Tide Pulls from the Moon (Acoustic)
  4. From the Water
  5. Blood and Bones
  6. Fade and then Return (Acoustic)
  7. Psychasthenia (Acoustic)
  8. Tied to Me (Acoustic)
  9. By My Side
  10. Gold in Shadow

윌리엄 피츠시몬스의 겉모습, 특히 덥수룩한 수염은 아이언 앤 와인(Iron & Wine)과 정말 닮았다. 그리고 음악도 아이언 앤 와인이나 서프잔 스티븐스(Sufjan Stevens)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적으로 서프잔 스티븐스는 들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아이언 앤 와인과의 음악과 비교해 보면 전체적으로는 유사해도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 두 사람 모두 포크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하지만, 아이언 앤 와인의 음악은 몸을 곧추세워 듣게 하는 날카로운 매력이 있다. 최근 2~3개의 작품에서는 정도만 덜해졌을 뿐 그 느낌은 그대로 남아 있다. 반면 윌리엄 피츠시몬스의 음악은 오히려 앰비언트 음악(?)처럼 느껴진다. 앰비언트 음악이 어떤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고 청자의 감정을 끌어낸다고 하는데, 윌리엄 피츠시몬스의 음악은 확실히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무심히 듣다가 그 분위기에 어느 순간 빠져든다.

이 앨범은 정식 스튜디오 앨범과 어쿠스틱 레코딩, 2장의 앨범으로 되어 있다. 모두 합쳐 스무 곡인데, 듣고 있다보면 어느 순간 20번을 듣고 있다. 그렇다고 집중해서 음악을 듣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앨범을 듣고 있는 게 마치 잔잔하게 흐르는 물을 보는 듯하다. 그저 무심히 바라보고 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가는 것처럼, 별 생각 없이 듣고 있으면 어느 순간 마지막 트랙을 듣고 있다. 마치 뭔가에 홀린 듯 시간이 지나간다. 이게 좋은 것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 그런 특징? 매력? 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Sara Bareilles - Once Upon Another Time (2012)


Tracklist
  1. Once Upon Another Time
  2. Stay
  3. Lie to Me
  4. Sweet As Whole
  5. Bright Lights and Cityscapes  
사라 바렐리스(Sara Bareilles)는 2007년 싱글인 'Love Song'이 크게 히트하고 앨범 [Little Voice]도 호평받으면서 등장했다.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 등 90년대를 주름잡던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맥이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끊긴 듯 보였지만, 사라 바렐리스나 브랜디 칼라일(Brandi Carlile), 잉그리드 마이클슨(Ingrid Michaelson), 레이첼 야마가타(Rachael Yamagata) 등 실력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노래가 드라마에 삽입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사라 바렐리스의 성공은 피아노와 기타를 쥔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주류 시장에서 다시 크게 성공할 수 있고 그 성공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다른 아티스트들이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에 그 명맥을 유지하지 못할 때, 그녀는 공연, 프로젝트, 방송출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잊혀지지 않는 싱어송라이터로 남았다.

사라 바렐리스의 2012년 EP, [Once Upon Another Time]은 여러 면에서 전작들과 차이를 보인다. 일단 처음으로 낸 EP라는 점, 그래서 LP와 다른 시도를 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우상인 벤 폴즈(Ben Folds)와의 작업을 통해 탄생했다는 점이다. 사라 바렐리스와 벤 폴즈는 NBC의 아카펠라 싱잉 컴피티션 쇼인 싱오프(The Sing-off)에서 만났다. UCLA 재학 시절 아카펠라 그룹 활동을 했던 경력이 있던 사라는 니콜 셰르징어가 하차한 심사위원 자리를 맡아 아카펠라 싱잉 그룹의 우상인 벤 폴즈와 인연을 맺었다. 벤 폴즈와의 작업은 사라 바렐리스에게도, 그녀의 음악을 듣는 팬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다. 사라 바렐리스는 스튜디오의 깨끗한 사운드 대신 주변의 소리와 함께 어우러진 라이브 레코딩을 경험했고, 팬들은 LP에서는 듣기 어려운 사라의 음악적인 변화를 접할 수 있었다.

모든 트랙이 나름대로 괜찮지만 난 특히 3번 트랙인 Lie To Me 가 좋다. 사라 바렐리스의 모든 곡 중에서 이 곡을 가장 좋아하게 됐다. 사라 바렐리스라 하면 경쾌한 피아노 연주나 활기차고 밝은 목소리를 떠올렸는데, 이 곡을 통해서는 그런 점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 곡은 오히려 사라 바렐리스의 음악 중 가장 어둡고 화려한 곡이고, 사라의 송라이팅과 보컬의 '다크'한 면이 잘 드러난다. 달콤하거나 활기찬 음악뿐 아니라 이런 분위기의 음악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Iron & Wine - Kiss Each Other Clean (2011)

Kiss Each Other Clean (2011)
Tracklist
  1. Walking Far from Home
  2. Me and Lazarus
  3. Tree by the River
  4. Monkeys Uptown
  5. Half Moon
  6. Rabbit Will Run
  7. Godless Brother in Love
  8. Big Burned Hand
  9. Glad Man Singing
  10. Your Fake Name Is Good Enough for Me

아이언 앤 와인(Iron & Wine)이라는 포크 뮤지션이 있다는 건 몇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사실 포크음악이 귀에 들어오지 않던 때라 큰 감흥이 없었다. 그리고 아이언 앤 와인의 음악을 들으려 할 때마다 아름다운 멜로디 위에 얹은 '날카로운 가사'라는 설명에 짓눌려 쉽게 시도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도 나이가 먹고 좀 더 편안한 사운드에 귀를 기울이면서, 진작 들었어야 했던 그의 앨범을 하나 둘씩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1년작인 [Kiss Each Other Clean]까지 왔다.

아마도 몇년 전 이 앨범만 듣고 아이언 앤 와인의 음악을 접했다고 생각했다면, 아이언 앤 와인은 그저 옛날 노래 같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포크 음악을 접하고, 그의 전작을 듣고 나서 듣게 된 이 앨범은, 그에게도 그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도 꽤 놀라운 변화였으리라 생각한다. 그의 목소리 말고 기타 하나만 들리던 때가 있었는데, 이 앨범에서는 신디사이저의 다소 몽롱한 사운드가 들리니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아름다운 멜로디는 변하지 않았지만, 이 앨범은 포크앨범이라기보다는 잘 만들어진 팝 앨범이다. 그리고 샘 빔(Sam Beam)이 음악적으로 얼마나 변신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전작은 어땠느니, 이런 뮤지션이었는데 지금은 이러니 하는 설명은 다 접어놓고, 이 앨범은 정말 들을 만하다. 아니, 아무 생각 없이 듣다가도 순간 집중을 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듣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웹 브라우저를 켜서 가사를 찾는다. 그리고 음악에 다시 한 번 흠뻑 취한다. 내게는, 그런 매력이 있는 앨범이다.

Anna Nalick - Wreck Of The Day (2005), Broken Doll & Odds & Ends (2011)

Wreck Of The Day (2005)
Tracklist
  1. Breathe (2 AM)
  2. Citadel
  3. Paper Bag
  4. Wreck of the Day
  5. Satellite
  6. Forever Love (Digame)
  7. In the Rough
  8. In My Head
  9. Bleed
  10. Catalyst
  11. Consider This
05년도 앨범이니 참 오래 전에 들었다. 그레이 아나토미에 'Breathe (2 Am)'이 삽입되기 전부터 어둠의 경로로 들었던 음악이니까... 그땐 노래를 짱짱하게 부르는 것도 아니고 발랄한 것과도 거리가 멀었던 애나 나릭의 목소리가 참 좋았다. 노래야 뭐, 본인이 쓴 것이니 자신에게 가장 잘 맞았을 것이다. 고루고루 듣긴 했는데 특히 1, 2, 4, 7 번을 참 좋아했다. 특히 'Wreck of the Day'는 아직도 즐겨듣고 있다.




Broken Doll & Odds & Ends (2011)
Tracklist
  1. Broken Doll
  2. Car Crash
  3. Kiss Them For Me
  4. Walk Away
  5. Sort Of Delilah
  6. Scars
  7. These Old Wings
  8. Shine
  9. The Fairest Of The Seasons
  10. All On My Own
이후로 성공이 부담스러웠던 걸까? 08년도에 EP [Shine]을 내고는 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그 뒤에야 EP에 수록된 곡을 비롯한 10곡으로 어쿠스틱 LP를 발매했는데, 이전만큼 큰 인기를 얻진 못했다. 그래도 마음을 울리는 잔잔한 목소리는 여전했고, 나이를 먹으면서 10대 후반의 방황을 담아낸 전작보다 20대의 원숙함과 경험을 담은 지금이 더 와닿는다. 사실, 나랑 동갑이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도 음악을 듣는 사람도 나이를 먹으며 원숙한 감정을 포용할 수 있게 됐달까.

어쿠스틱 LP도 좋지만, 이제 정말 괜찮은 스튜디오 앨범을 하나 내줬으면 좋겠다. 정말 좋아하는 목소리고 잘 됐으면 하는 아티스트라, 새 노래를 꼭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