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inematic Orchestra - Ma Fluer (2007)

Ma Fluer (2007)

Tracklist
  1. That Home
  2. Familiar Ground
  3. Ma Fleur
  4. Music Box
  5. Time and Space
  6. Prelude
  7. As the Stars Fall
  8. Into You
  9. Breathe
  10. To Build a Home

제이슨 스윈스코(Jason Swinscoe)의 프로젝트로 시작한 "애시드 관현악 재즈 밴드" 시네마틱 오케스트라(The Cinematic Orchestra)는 영국을 대표하는 일렉트로닉 뮤지션이다. 클래식, 재즈, 일렉트로니카를 믹스하여 아름답고 신비로운 사운드를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앨범은 시네마틱 오케스트라에게 대중적 인지도와 상업적인 성공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한다.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애시드 재즈에 문외한이라도 이 앨범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사운드에 바로 빠져들게 된다. 특히 여러 영화, 드라마, 광고음악으로 사용된 'To Build a Home'의 파워는 대단하다. 이 곡 하나만으로 이 앨범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약 50분의 대장정의 마무리로도 또는단독으로 들을 만한 곡으로도 손색이 없다. 패트릭 왓슨의 보컬과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는 음악은 이어 첼로 선율이 더해지고 그 뒤로 웅장한 관현악 세션이 드라마틱한 절정으로 이끌어간다. 6분 정도의 노래 하나에서 환희와 열정 슬픔을 모두 느낄 수 있다.


The Civil Wars - The Civil Wars (2013)

The Civil Wars (2013)

Tracklist
  1. The One That Got Away
  2. I Had Me a Girl
  3. Same Old Same Old
  4. Dust to Dust
  5. Eavesdrop
  6. Devil's Backbone
  7. From This Valley
  8. Tell Mama
  9. Oh Henry
  10. Disarm
  11. Sacred Heart
  12. D'Arline

... 믿고 듣는 시빌 워즈의 새앨범.
지금은 투어도 안 하는 것 같고... 공연이나 라디오 투어도 안하는 것 같고...
2010년대 나름 족적을 남긴 듀오의 마지막 앨범이 될 것 같은 예감.
"애증"이 뭔지 음악으로 느끼고 싶나요? 시빌 워즈를 추천합니다.








요새 듣는 부부 듀오 밴드들을 소개합니다

1집을 뛰어넘는 2집을 냈음에도 '서로 말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린 시빌 워즈(The Civil Wars)의 조이 윌리엄스와 존 폴 화이트 때문에 듣고 있으면 좋으면서도 안타깝다. 두 사람은 사실 부부가 아니고, 이미 각자 짝이 있는 상태에서 음악으로 의기투합한 사이라 이 게시물과 어울리지 않는 건 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일만 하는 사이라서 2장만 내고 깨진 건지, 일만 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나마 앨범도 두 장 내고 몇 년간 같이 활동할 수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암튼 애증으로 뒤범벅된 멜로디와 가사가 매력적인 이들의 음악을 (몰래는 아니지만) 참 좋아했었는데 새 음악을 듣기는 힘들 것 같아서... 슬프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파트너가 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한다. 그러면서도 요새 듣고 있는 부부 듀오의 음악을 들으면 차라리 결혼을 한 사이라서 콜라보레이션이 잘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건 음악을 하는 부부 당사자와 케미의 신만 답을 알겠지.

암튼 최근 1년간 주구장창 돌려듣는 음악 중 부부 듀오만 따로 뽑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1. Over the Rhine

이미 노래 한곡을 소개했었지만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오버 더 라인(Over the Rhine)은 지금 활동하는 부부 듀오 밴드 중에서 잔잔하지만 존재감 강한 밴드가 아닐까 싶다. 린포드 듀엘러(Linford Detweiler)와 카린 버그퀴스트(Karin Bergquist) 부부가 함께 음악을 만든 지 20년이 지났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를 중심으로 인디 씬에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지만,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진 못했다. 두 사람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지고, 이혼을 숙고하면서 밴드가 해체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내놓은 앨범, [The Long Surrender]에서 카린의 성숙한 보컬과 두 사람의 완벽한 하모니가 한번 더 빛을 발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발매한 [Meet Me At the Edge Of the World]의 19곡(!)에서도 린포드와 카린 부부의 하모니가 한층 빛을 발한다.







2. The Weepies

메사추세츠 출신의 인디 팝/포크 듀오, 위피스(The Weepies)는 스티브 태넌(Steve Tannen)과 뎁 탤런(Deb Talan)이 2001년 메사추세츠 주 캠브리지의 한 공연에서 만나면서 시작됐다. 그 전에 이미 서로의 음악에 매력을 느낀 두 사람은 만난 그날부터 함께 곡을 쓰기 시작했다. 위피스 결성 후 독립 발매한 앨범이 지역 음악씬에서 꽤 괜찮은 반응을 얻었고, 이후 유명 인디레이블인 네트워크 레코드(Nettwerk Records)에서 세 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편안하면서도 생기넘치는 팝 포크 음악은 듣고 있으면 참 아기자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별다른 악기 없이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데 스티브의 보컬은 따뜻하고 뎁의 보컬은 몽환적이다. 이들의 음악은 영상 매체의 BGM으로 자주 사용되었는데, [Say I Am]에 수록된 'World Spins Madly On'을 비롯한 여러 곡이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되어 인기를 얻기도 했다. 두 사람은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두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살면서 서로의 음악과 목소리에 계속 사랑에 빠지고 있단다. 열심히 투어중이고 새앨범도 곧 나온다니까 기대해 봐야지.







3. Sarah Lee Guthrie & Johnny Irion

사라 리 거스리는 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크 음악의 전설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의 손녀이고 포크 뮤지션 알로 거스리(Arlo Guthrie)의 막내딸이다. 음악으로 충만한 집안의 분위기였지만 어렸을 때는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17세 때 아버지의 투어 공연에 로드 매니저로 일하면서 음악을 접하고, 그 이후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게 됐다. 반면 조니 아이런은 예술가 집안 출신으로 사라 리와 만나기 전에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다(조니는 사라 리보다 10살 연상이다). 두 사람은 LA에서 락 밴드 블랙 크로우(Black Crowes)의 크리스 로빈슨(Chris Robinson, 배우 케이트 허드슨의 전남편으로 유명함)의 소개로 만났고, 99년 결혼한다. 앞에 소개한 오버 더 라인이나 위피스가 활동을 하다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한 것과 달리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나서 듀엣 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EP 앨범을 시작으로 소소하게 활동하다가 2009년 첫 LP [Folksong]을 발매한다. 2011년에는 두 번째 LP인 [Bright Example]을 발매하였으며, 알로 거스리, 존 맬런캠프(John Mellencamp) 등과 함께 우디 거스리 헌정공연 등에 참여한다. 올해 발매한 세번째 LP [Wassaic Way]는 얼트컨트리/루츠락 밴드 윌코(Wilco)의 제프 트위디(Jeff Tweedy)가 참여하기도 했다.

City and Colour - The Hurry and The Harm (2013)

The Hurry and The Harm (2013)


Tracklist
  1. The Hurry and the Harm  
  2. Harder Than Stone  
  3. Of Space and Time  
  4. The Lonely Life  
  5. Paradise  
  6. Commentators  
  7. Thirst  
  8. Two Coins  
  9. Take Care  
  10. Ladies and Gentlemen  
  11. The Golden State  
  12. Death's Song  

댈러스 그린(Dallas Green)이 자기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시티 앤 컬러(City and Colour)라는 원맨밴드를 만든 이후, 본업인 메탈밴드 기타리스트는 어느새 부업이 되어 버리고 취미삼아 하는 감성(?)적인 포크 아티스트질이 본업이 되어 버린지 오래 되었다. 알렉시스온파이어(Alexisonfire)는 댈러스 그린이 시티 앤 컬러 활동에 충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흔들리다가 결국 해체했고, 댈러스 그린은 이제 주노 어워즈에서 닐 영의 헌정공연을 담당하는 캐나다 포크음악의 대표가 되어 있더라.

시티 앤 컬러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 귀로 들어왔다가 한 귀로 빠져나가다가' '어느 순간 집중하게 만드는' 음악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보컬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다른 아티스트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걸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건성으로 듣고 있으면 이만큼 멋진 배경음악도 없다. 멜로디는 캐치하지만 어렵지 않아서 몇 번만 들으면 저절로 흥얼거린다. 하지만 노래를 따라부르고 싶어서 가사를 들추는 순간 이게 결코 쉽게 흥얼거릴 만한 음악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지난 앨범인 [Little Hell]부터 어쿠스틱 기타 하나 들고 노래부르는 것을 넘어서 밴드의 형태를 갖추고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를 적절하게 섞긴 했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시도를 좀 더 많이 했기 때문에 앨범 자체가 포크보다는 얼터너티브 락 앨범처럼 들린다. 그러나 여전히 매력적인 목소리와 그 목소리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멜로디가 주를 이루는 멋진 노래로 가득하다.


Leddra Chapman - Telling Tales (2009)

Telling Tales (2009)

Tracklist
  1. Story
  2. A Little Easier
  3. Edie
  4. Summer Song
  5. Picking Oranges
  6. Saving You
  7. WineGlass
  8. Jocelin
  9. Fooling Myself
  10. Wrap Me Up

이 게시물은 사실 두달 전에 올렸어야 했는데... 한창 더울 때 듣기 딱 좋은 여름용 포크 음악이다. 물론 2009년에 나와서 소리없이 묻힌 앨범이라 찾기가 참 어렵지만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사이트나 토렌트에서는 소리소문 없이 구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나 공연영상도 있고.

이 앨범의 주인공인 애나 레드라 채프먼(Anna Leddra Chapman)은 주로 레드라 채프먼(Leddra Chapman)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 브렌트우드 출신으로 2009년 싱글 'Story'를 발매하며 활동을 시작한다. 이 노래가 라디오에서 꽤 쏠쏠한 반응을 얻은 뒤 같은 해 첫 LP인 이 앨범을 발매하는데 싱글이 터진 것만큼 앨범이 잘 되지 않아서... 그냥 잊혀진 가수가 되었다. 그 뒤에 EP를 두어 장 내고 지금도 꾸준히 공연 활동을 하고 있긴 한데, 유튜브 영상이 아니면 안부를 알기 어려워서 그저 앨범만 듣는 걸로 만족해야겠더라.

싱글로 나온 'Story'나 노골적으로 "나는 여름 노래예요."라 광고하는 'Summer Song' 외에도 상큼한 멜로디, 콜비 카레이를 연상하게 하는 보컬 등 청량감이 느껴진다. 올해 여름 정말 무더울 때 선풍기 앞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서 버텼다. 아마 내년에도 자연스럽게 이 앨범에 손이 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