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최근 1년간 주구장창 돌려듣는 음악 중 부부 듀오만 따로 뽑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1. Over the Rhine
이미 노래 한곡을 소개했었지만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오버 더 라인(Over the Rhine)은 지금 활동하는 부부 듀오 밴드 중에서 잔잔하지만 존재감 강한 밴드가 아닐까 싶다. 린포드 듀엘러(Linford Detweiler)와 카린 버그퀴스트(Karin Bergquist) 부부가 함께 음악을 만든 지 20년이 지났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를 중심으로 인디 씬에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지만,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진 못했다. 두 사람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지고, 이혼을 숙고하면서 밴드가 해체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내놓은 앨범, [The Long Surrender]에서 카린의 성숙한 보컬과 두 사람의 완벽한 하모니가 한번 더 빛을 발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발매한 [Meet Me At the Edge Of the World]의 19곡(!)에서도 린포드와 카린 부부의 하모니가 한층 빛을 발한다.
2. The Weepies
메사추세츠 출신의 인디 팝/포크 듀오, 위피스(The Weepies)는 스티브 태넌(Steve Tannen)과 뎁 탤런(Deb Talan)이 2001년 메사추세츠 주 캠브리지의 한 공연에서 만나면서 시작됐다. 그 전에 이미 서로의 음악에 매력을 느낀 두 사람은 만난 그날부터 함께 곡을 쓰기 시작했다. 위피스 결성 후 독립 발매한 앨범이 지역 음악씬에서 꽤 괜찮은 반응을 얻었고, 이후 유명 인디레이블인 네트워크 레코드(Nettwerk Records)에서 세 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편안하면서도 생기넘치는 팝 포크 음악은 듣고 있으면 참 아기자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별다른 악기 없이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데 스티브의 보컬은 따뜻하고 뎁의 보컬은 몽환적이다. 이들의 음악은 영상 매체의 BGM으로 자주 사용되었는데, [Say I Am]에 수록된 'World Spins Madly On'을 비롯한 여러 곡이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되어 인기를 얻기도 했다. 두 사람은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두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살면서 서로의 음악과 목소리에 계속 사랑에 빠지고 있단다. 열심히 투어중이고 새앨범도 곧 나온다니까 기대해 봐야지.
3. Sarah Lee Guthrie & Johnny Irion
사라 리 거스리는 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크 음악의 전설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의 손녀이고 포크 뮤지션 알로 거스리(Arlo Guthrie)의 막내딸이다. 음악으로 충만한 집안의 분위기였지만 어렸을 때는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17세 때 아버지의 투어 공연에 로드 매니저로 일하면서 음악을 접하고, 그 이후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게 됐다. 반면 조니 아이런은 예술가 집안 출신으로 사라 리와 만나기 전에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다(조니는 사라 리보다 10살 연상이다). 두 사람은 LA에서 락 밴드 블랙 크로우(Black Crowes)의 크리스 로빈슨(Chris Robinson, 배우 케이트 허드슨의 전남편으로 유명함)의 소개로 만났고, 99년 결혼한다. 앞에 소개한 오버 더 라인이나 위피스가 활동을 하다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한 것과 달리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나서 듀엣 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EP 앨범을 시작으로 소소하게 활동하다가 2009년 첫 LP [Folksong]을 발매한다. 2011년에는 두 번째 LP인 [Bright Example]을 발매하였으며, 알로 거스리, 존 맬런캠프(John Mellencamp) 등과 함께 우디 거스리 헌정공연 등에 참여한다. 올해 발매한 세번째 LP [Wassaic Way]는 얼트컨트리/루츠락 밴드 윌코(Wilco)의 제프 트위디(Jeff Tweedy)가 참여하기도 했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