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enger - Let Her Go (2012)

Let Her Go [Single] (2012)
아마 최근 몇 달 동안 백번 가까이 들었던 음악을 꼽아보라면 단연컨데 이 노래일 것이다. 영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마이클 로젠버그(Michael Rosenberg)는 원래 밴드였던 패신저(Passenger)가 해체한 이후 호주에서 밴드의 이름을 걸고 계속 활동해왔는데, 작년 7월 발매한 싱글 'Let Her Go'가 호주, 벨기에, 독일,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몇몇 국가에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고 플래티넘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말그대로 대박이 났다. 이에 힘입어 앨범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다른 포크 팝 앨범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이 트랙 하나는 발군이다. 앨범의 다른 트랙은 이만큼 귀를 잡아끌지 않는다. 이 트랙에서 마이클 로젠버그의 목소리는 어느 트랙보다 관조적이지만 진실하다. '잃어봐야 소중한 것을 알게 된다'라는 메시지를 적절한 비유로 전달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현악 세션을 비롯한 악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음... 뭐랄까, 싸이월드이나 텀블러의 감성 BGM으로 쓰기 딱 좋은 음악? 하지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Paper Aeroplanes - The Day We Ran Into the Sea (2010)

The Day We Ran Into the Sea (2010)
Tracklist
  1. Cliche 
  2. Freewheel 
  3. Lifelight 
  4. Pick Me 
  5. Lost 
  6. Skies on fire 
  7. Dancing Every Night 
  8. Take It Easy 
  9. Not As Old As You Think 
  10. Newport Beach
  11. My First Love 
  12. Dry My Eyes 
  13. Make a wish

페이퍼 에어플레인즈(Paper Aeroplanes)는 영국 웨일즈(Wales) 출신의 사라 하월즈(Sarah Howells)와 리처드 르웰린(Richard Llewellyn)이 결성한 포크 팝 밴드다. 사라 하월즈는 페이퍼 에어플레인즈를 결성하기 이전부터 영국 트랜스 음악 씬에서 보컬로 활동해 오며 쏠쏠한 히트 트랙도 내놓았고, 리처드 르웰린도 포크 음악 외에도 여러 장르의 음악에 송라이터로 참여했다. 페이퍼 에어플레인즈의 음악은 인디 느낌도 약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크렌베리스, 리사 로브 등이 생각나는 대중적인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포크 팝이다. 그들의 첫 LP인 이 앨범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페이퍼 에어플레인즈의 음악은 2012년 발매한 [We Are Ghosts]를 들으면서 알게 됐는데, 사라 하월즈의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라서 바로 LP를 찾아서 듣게 됐다. 사라 하월스의 목소리를 들으면 코어스의 앤드리아 코어가 생각나는데, 목소리 자체가 고와서 어느 음악에든 잘 어울리겠지만 역시 포크 팝이 제격인 듯하다. "작품이다!" 정도의 감탄은 나오지 않지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임은 분명하다. 

얼마 전 새 앨범인 [Little Letters]가 나왔는데, 이 앨범보다는 조금 더 어두운 분위기이지만 역시나 캐치한 멜로디가 돋보인다. 또한 전작보다 코러스나 악기를 많이 써서 사운드가 조금 더 풍성해졌다. 이 앨범도 시간이 되면 감상을 쓸 것이다.

Anais Mitchell - Young Man In America (2012)

Young Man In America (2012)

Tracklist
  1. Wilderland
  2. Young Man in America
  3. Coming Down
  4. Dyin' Day
  5. Venus
  6. He Did
  7. Annmarie
  8. Tailor
  9. Shepherd
  10. You Are Forgiven
  11. Ships

난 음악을 좋아하고 많이 듣긴 하지만 음악을 들을 줄은 모른다. 그저 그 음악이 주는 느낌에 충실할 뿐 어떤 음악의 갈래인지 어떤 대가의 영향을 받았는지 이 음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런 것은 평론의 영역이고, 내 세계는 아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한때 평론의 세계에 관심이 가기도 했지만 나는 음악에 있어서는 그저 좋은 것을 듣고 즐거워하는 팬으로 남고자 한다. 그래서 이렇게 지껄이는 것이 크게 두렵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Hadestown]을 들으면서도, 그리고 이 앨범을 들으면서 아나이스 미첼(Anais Mitchell)에 대해 새삼 존경하는 마음이 다시 들었다. 이렇게 꾸준히 좋은 앨범을, 그것도 메이저 레이블이 아닌 DIY 레코딩으로 유명한 아니 디프랑코(Ani DiFranco)의 Righteous Babe Records를 거쳐 자신만의 레이블인 Wilderland Record에서 만들어오고 있다. 영국발 포크락이 전세계를 휩쓸기 전부터 많은 포크 가수들처럼 그녀도 고향 버몬트에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해 왔다. 시장과 대중의 눈에 들기 이전부터 좋은 음악은 이미 존재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앨범은 전작과 달리 하나로 통일할 만한 큰 스토리를 구성하는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그녀가 살고 있는 현대 미국 사회의 모습을 아이와 아이를 기르는 것에 비유하여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내가 현대 미국 사회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느껴지진 않는다. 대신,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슬픔이다.

가사를 알지 못해도 아나이스 미첼의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가 만들어내는 멜로디가 슬프다는 것은 바로 알 수 있다. 어떻게 들으면 다소 귀엽기도 한 아나이스 미첼의 목소리는 어쿠스틱 기타를 위시한 정갈하고 소박한 연주에 얹어져 심장을 찌르는 감정을 전달한다. 그녀의 음악은 "내 노래는 슬퍼요. 내 이야기는 슬퍼요. 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며 절절하게 우는 스타일이 아니다(그리고 그런 음악은 정말 정말 싫다.) 이 음악을 플레이했을 때 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한방을 제대로 맞고 비틀거리는 듯했다. 한(恨)의 정서를 미국인이 풀어내면 이런 느낌일까? 너와 내가 함께 감내하는 고통을 담담하게 풀어내니 그것만큼 슬픈 게 없는데, 한참 슬픔에 잠기고 나면 위로를 받는 느낌. 한없이 슬픔에 침잠했을 때 얻는 묘한 카타르시스. 그걸 전달하려 하지 않았을까?

이런 음악을 들으니, 최근 우리 나라며 외국이며 기타만 들면 장땡이라 생각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이 떠오른다. 포크 음악을 민중의 슬픔을 말함으로써 그것을 어루만지는 음악이라 정의한다면, 기타를 뚱기뚱기 뜯으며 봄날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때 그 봄날을 견뎌내야 하는 사람들의 '찬란한 슬픔'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지 모르겠다. 기타를 들면 무조건 저항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것이 아니다. 껍데기만 포크를 뒤집어쓴 것이 아니라 음악과 가사와 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라는 것이다. 스무살에게 뭘 바라겠니... 라고 하지만, 요즘은 스물도 안 됐는데 평론가들에게 찬사받은 앨범을 만드는 포크 아티스트도 수두룩하다. 그들은 미국인이고 영국인이라 되고 우리는 한국인이라 안 된다는 그런 건 없지 않나?


Barenaked Ladies - Grinning Streak (2013)

Grinning Streak (2013)

Tracklist
  1. Limits
  2. Boomerang
  3. Off His Head
  4. Gonna Walk
  5. Odds Are
  6. Keepin' It Real
  7. Give It Back to You
  8. Best Damn Friend
  9. Did I Say That Out Loud?
  10. Daydreamin'
  11. Smile
  12. Crawl

베어네이키드 레이디스(Barenaked Ladies, BNL)는 얼터너티브 락이 위용을 떨치던 90년대, 캐나다를 대표하는 락 밴드였다. 물론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캐나다의 사랑을 열렬히 받고 있지만, 당시 BNL은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가사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로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잡은 개성있는 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밴드의 메인 보컬이자 송라이터인 스티븐 페이지(Steve Page)가 탈퇴한 이후에도 BNL의 음악을 채우는 유머와 멜로디는 사라지지 않았다. 대신 좀 더 어른스러워졌달까? 유튜브에서 BNL의 예전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느꼈던 어린아이 같은 느낌은 지난 앨범인 All In a Good Time에서도, 이번 앨범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미드나 영화에서 많이 보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비유하자면 예전 앨범들은 꾸러기 모자를 쓴 젊은 코미디언의 재기넘치는 농담이라면, 이제는 관록있는 코미디언이 한 손에 위스키를 들고서 살면서 느낀 모순의 순간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듯하다.

첫 트랙인 'Limits'에는 전자음을 첨가했지만 그 외에는 BNL 음악의 기본인 포크와 얼터너티브 락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인다. 첫 싱글인 'Boomerang'의 멜로디는 한 번 듣자마자 흥얼거리게 될 정도로 캐치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맘에 드는 트랙은 5번인 'Odds Are'다. 들을 때마다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 정도로 멜로디와 리듬이 가볍고 신나며, 그 위에 얹은 가사도 상당히 재미있다. '오늘은 괜찮을 거야, 내일도 괜찮을 거야'라는 가사도 신나게 따라부르다보면 마음의 위로가 된다. 그 외에도 다른 트랙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 지친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들은 그대로지만, 세월이 그들의 외양도 내면도 모두 바꿔놓았다. 그리고 난 그들의 베스트 앨범을 들으면서 어렸을 때 듣지 못했던 음악에 감사하고, 이들의 최근 앨범을 들으며 나이를 먹어 이런 노래를 들으며 즐길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한다.


Dr. Horrible's Sing-Along Blog - Commentary the Musical




닥터 호러블의 싱어롱 블로그가 더 재미있는 건
DVD에 넣을 코멘터리도 모두 뮤지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캐스트와 작가, 감독이 모두 모여서 노래를 연습하고 부르고 ㅋㅋㅋㅋ
결국 오디오로만 존재하는 하나의 뮤지컬을 또 만든 것이다.

게다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고
모두 자기들 이야기만 하는 게 더 웃기다.
작품 이야기는 "이 작품을 왜 만든 거예요?"라는 물음에 답한
2번 트랙 'The Strike' 하나밖에 없다는 거?

감독에게 10달러를 주고 솔로파트를 따낸 그루피 2를 닐이 울려버린 'Ten Dollar Solo',
네이든이 자기가 닐보다 낫다고 우기는 'Better (Than Neil)',
위든 형제 막둥이인 잭 위든의 드라이한 유머가 빛나는 'Zack's Flavor'
그리고 닐과 네이든의 좋았던 한때를 떠올리는 'Ninja Rope'

... 이 트랙 네 개는 배가 째질 정도로 웃긴다.
특히 'Ninja Rope'는 가사와 달리 낭만적인 하모니 때문에
정말 떼굴떼굴 구르면서 들었다.


Numbers
  1. Commentary! — Company
  2. Strike — Company
  3. Ten-Dollar Solo — Stacy Shirk (as Groupie #2), Neil Patrick Harris
  4. Better (Than Neil) — Nathan Fillion
  5. It's All About the Art — Felicia Day
  6. Zack's Flavor — Zack Whedon, female backups, Joss Whedon
  7. Nobody Wants To Be Moist — Simon Helberg (as Moist)
  8. Ninja Ropes — Jed Whedon, Neil Patrick Harris, Nathan Fillion
  9. All About Me — Extras
  10. Nobody's Asian in the Movies — Maurissa Tancharoen
  11. Heart (Broken) — Joss Whedon, backups (Jed Whedon, Zack Whedon, Maurissa Tancharoen)
  12. Neil's Turn — Neil Patrick Harris
  13. Commentary! (Reprise) — Company
  14. Steve's Song — Steve Berg


전곡은 이 유튜브 영상에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