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s Whedon 사단을 소개합니다 (2)

조스 위든 사단 2편은 조스 위든의 비극적 명작, 파이어플라이(Firefly)의 주연 배우로 한정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2002년 11편 방영 이후 캔슬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조스 위든의 팬을 비롯해 SF 장르를 사랑하는 팬 사이에서 명작으로 회자되며 '꼭 봐야 하는 미드 목록' Top10 안에 꾸준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SF TV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파이어플라이는 정말, 반드시! 봐야 하는 작품이다. 컬트와 덕후의 신화, 조스 위든이 보는 미래 세계가 펼쳐진다고 봐도 될 정도니까. 결국 조스 위든은 버피와 엔젤이 끝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결국 어벤저스의 감독까지 맡아 역사상 세번째로 흥행한 영화를 만들었으니, 역시 끊임없이 생각하는 진정한 덕후는 언젠가는 성공하기 마련이라는 좋은 교훈(!)도 남겨주고 있다.


네이선 필리언(Nathan Fillion)

네이선 필리언은 조스 위든의 고투가이 중 한 사람이다. 조스 위든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시간이 나든 그렇지 않든 언제든지 예스를 외치는, 조스 위든과 전적으로 신뢰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캐나다 출신으로 아침 연속극으로 미국 TV판에 진출했고, 2년 후 LA에서 여러 드라마 시리즈의 단역과 시트콤 조연을 거쳐, 2002년 조스 위든의 신작 파이어플라이(Firefly)에서 우주선 세레니티(Serenity)를 몰고 다니는 말콤 레이놀즈 선장을 맡았다. 먼 미래, 연합군과 맞서 싸운 독립군의 일원으로 부하들을 모두 잃고 개똥벌레(Firefly)급 고물 화물선을 몰고 우주를 떠돌며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맡는, 좀도둑이자 용병이 된다. 말콤 레이놀즈는 강직한 군인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잘못된 일이라 생각하는 것도 해야 하는 인물이다. 도덕적인 삶과 현실과의 갈등, 도망자로서의 어려운 삶, 비밀을 간직한 우주선의 선원들을 이끄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의 리더, 조스 위든만의 날카로운 유머까지, 네이선 필리언은 어느 누구보다 조스 위든의 세계를 가장 잘 소화해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파이어플라이는 1시즌을 다 마치지 못하고 캔슬되었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 열혈팬을 많이 가진 배우가 되었다. 이후 영화 웨이트리스(Waitress), 조스 위든의 웹 시리즈인 닥터 호러블의 싱어롱 블로그(Dr. Horrible's Sing-along Blog),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를 거쳐 2009년 드라마 캐슬(Castle)에서 미스터리 소설가 리처드 캐슬(Castle) 역을 맡고 있다. 08-09년 시즌 중간 대체 편성작으로 출발한 캐슬은 2013년 현재 ABC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 드라마 시리즈(시트콤을 포함하면 Modern Family가 1위)가 되며 5시즌을 성공리에 마쳤다. 올해 개봉한 조스 위든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는 경호책임자 도그베리(Dogberry) 역을 위트있게 소화하며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지나 토레스(Gina Torres)

파이어플라이(Firefly)에서 말콤 레이놀즈와 전쟁터를 함께 누볐고, 가까스로 살아남아 세레니티의 일등 항해사로 그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조이 와쉬번(Zoë Washburne)은 말콤 레이놀즈에게는 가장 충직한 부하이자 믿음직한 친구이며, 그의 남편인 호번(Hoban Washburne)에게는 평생 찾기 힘든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미래 우주에서 남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나 토레스는 영화 Matrix Reloaded, Matrix Revolution, 드라마 Hercules: The Legendary Journeys, Cleopatra 2525, Alias, Standoff 등을 거쳐 2011년부터 USA의 드라마 시리즈 수츠(Suits)에서 뉴욕의 저명한 로펌의 대표인 제시카 피어슨(Jessica Pearson) 역을 맡고 있다. (매트릭스 시리즈와 CSI에 출연한 명배우 로렌스 피시번의 부인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아담 볼드윈(Adam Baldwin)

세레니티의 머슬맨, 돈과 힘과 여자만 아는 다소 무식한 용병 제인 코브(Jayne Cobb)는 파이어플라이에서 웃음을 담당하던 캐릭터였다. 상도덕이나 사람에 대한 예의는 최대한 지키려 하는 말콤 레이놀즈와 달리 제인은 "돈만 주면 뭐든지 오케이지!"를 외치는 인물로, 말콤 레이놀즈가 추구하는 가치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래서 연합군의 회유에도 가장 먼저 넘어가고, 우주의 온갖 사고란 사고는 다 끌어들이는 문제적 인물이기도 하지만, 어린아이 같은 매력으로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또한 종영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가장 사랑받는 파이어플라이 굿즈인 제인 모자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아담 볼드윈은 (알렉 볼드윈과는 형제도 친척도 아닙니다!) 엑스파일(The X-files)를 거쳐 파이어플라이의 제인 코브 역을 맡았고, 이후 스타게이트 아틀란티스(Stargate Atlantis), 엔젤(Angel) 등을 거쳐 2007년 NBC 드라마 척(Chuck)에서 NSA 요원인 존 케이시(John Casey) 역을 맡았다. 존 케이시는 CIA 인터셉트 데이터를 머리속에 흡수한 걸어다니는 컴퓨터, 척을 암살하기 위해 파견되었지만, 이후 척을 보호하며 그와 함께 스파이 미션을 수행한다.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철한 스파이에서 동료를 아끼고 친구를 사랑하며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로 변화하는 케이시는 척의 모든 캐릭터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척은 척스터(Chuckster)라 불리는 여러 열혈팬들을 만들어내며 2012년 5시즌으로 막을 내렸다.


앨런 터딕(Alan Tudyk)

세레니티의 파일럿, 호번 와쉬번(Hoban Washburne, 이하 와쉬)은 오염으로 하늘이 어두워진 자신의 별을 벗어나고 싶다는 이유로 세레니티에 탑승한다. 자신의 아내인 조이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조이와 오랫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한 말콤 레이놀즈와의 관계는 다소 껄끄럽다. 조이가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말콤을 신뢰하는 것에 질투를 느끼기도 하지만, 조이를 믿기 때문에 조이가 믿는 말콤 또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천성이 즐거운 사람으로, 무거운 세레니티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도 한다. 앨런 터딕은 2001년 영화 기사 윌리엄(A Knight's Tale), 28일(28 Days)를 거쳐 파이어플라이에 합류했고, 이후 영화 아이로봇(I, Robot)에서 로봇 소니의 목소리 역을 기도 했다. 3:10 투 유마, 링컨: 뱀파이어 헌터(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 등의 영화와 브이(V), 돌하우스(Dollhouse) 등 드라마 시리즈를 거쳐 최근까지 NBC 시트콤인 서버가토리(Suburgatory)에 출연하였다. 애니메이션 성우로서 많이 활동하였는데, 아이스 에이지(Ice Age) 시리즈, 주먹왕 랄프(Wreck-It Ralph), 로봇 치킨(Robot Chicken) 등 다양한 작품에 참가하였다.


모레나 바카린(Morena Baccarin)

세레니티의 아름답지만 비밀을 간직한 컴패니언, 이나라 세라(Inara Serra)는 고급 교육을 받은 창녀로 세레니티의 셔틀을 임대해 우주를 떠돌며 컴패니언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아름다운 마음씨와 강인한 품성을 가졌지만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세레니티의 선장인 말콤 레이놀즈와는 서로 이성으로서 끌리지만, 그 관계가 자신들의 미래에 해가 될 것이 두려워 철저히 프로페셔널한 관계만 유지한다. 모레나 바카린은 줄리어드 스쿨 졸업 후 여러 작품의 단역을 전전하다 데뷔 2년만에 파이어플라이의 중요 조연으로 합류한다. 파이어플라이 종영 이후 스타게이트 SG-1 등 여러 작품에 특별 출연했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리메이크된 시리즈 브이(V)의 주연으로 발탁되었으며, 2011년부터는 에미 어워즈 작품상을 수상한 드라마 홈랜드(Homeland)에 출연하고 있다. 전쟁 포로에서 하원 의원으로, 다시 반역자이자 도망자가 된 남편을 지켜봐야 하는 제시카 브로디(Jessica Brody) 역을 맡아 올해 에미 어워즈 드라마 부문 여우조연상 부문에 후보가 되었다.


서머 글라우(Summer Glau)

리버 탐스(River Tams)는 그 어느 누구보다 천재적인 머리를 가진 소녀이지만, 연방 정부의 실험 대상이 되어 온갖 고초를 겪어 정신 이상자가 된다. 오빠인 사이먼 탐즈(Simon Tams)는 겨우 그녀를 탈출시키고, 두 사람은 세레니티에 탑승하여 그들의 일원이 된다. 정신 상태의 불안으로 말콤을 비롯한 다른 일행들을 걱정시키지만, 명석한 머리로 위기를 잘 빠져나오기도 한다. 영화 세레니티에서는 그녀가 정신 이상이 된 이유와 연방의 음모를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전투 중간에 사망한 와쉬 대신 세레니티의 파일럿이 된다(스포일러 주의!). 서머 글라우는 파이어플라이 종영 이후 The 4400, The Unit 등의 조역을 거쳐 2008년 Fox 드라마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연대기(Terminator: The Sarah Conner Chronicles)에서 어린 존 코너를 지키는 터미네이터 카메론(Cameron)을 맡았다. 2시즌으로 시리즈가 종영된 이후 돌하우스(Dollhouse), 알파스(Alphas),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등에 출연했으며 2013년부터 The CW의 애로우(Arrow) 2시즌에 조연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Joss Whedon 사단을 소개합니다 (1)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특정 감독/제작자와 배우들은 여러 작품을 함께 하며 소위 '사단'을 형성한다. 그 중에 아마 가장 컬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사단이 아마 조스 위든의 배우들일 것이다. 이들은 조스 위든의 작품에 주조연으로 출연한 이후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특히 조스 위든이 컬트 팬덤을 지배하는 TV 제작자에서 덕후들을 홀리는 어벤저스의 감독으로 입지를 굳히며 그의 지금을 있게 한 작품들과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코믹콘에서 조스 위든에게 매번 불어보는 질문이 "배우 누구누구를 어벤저스 2나 마블 유니버스 영화에 출연시킬 의향이 있느냐?"니까.

일단 내가 조스 위든 사단이라 꼽은 배우는 미드를 보기 시작한 지 5년 미만이라면 깜짝 놀랄만한 라인업이다. 나도 10년간 보면서 이 사람들이 이렇게 뜰 줄은 몰랐으니...



사라 미셸 겔러 (Sarah Michelle Gellar)

지금의 조스 위든을 있게 한 뱀파이어 신드롬의 원조, Buffy The Vampire Slayer(이하 BTVS)의 주인공 버피 서머스(Buffy Summers) 역을 맡았던 사라 미셸 겔러다. 7년간 버피 역을 맡으며 매 시즌마다 악마와 싸우고 죽었다가 살아났다가... 암튼 온갖 고생을 다 했었다. BTVS 종영 이후 조스 위든과는 더 이상 작업을 하지 않지만, 종영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버피로 기억되고 있다. 종영 이후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 출연했지만 주로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Freddy Prinze Jr.)와 결혼과 가정 생활에 충실해 왔다. 오랜 공백 이후 TV 스크린에 복귀한 첫 작품인 링어(Ringer)는 시청률이 저조했고 1시즌 종영과 동시에 사라 미셸 겔러가 둘째를 임신하면서 캔슬되었다. 이번 13-14 시즌에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와 함께 CBS 시트콤 'The Crazy Ones'로 복귀한다.


데이빗 보리아나즈(David Boreanaz)

버피에 출연한 여러 캐릭터 중 엔젤(Angel)은 이 인기에 힘입어 스핀오프 시리즈까지 만들어졌다. 무당의 저주로 뱀파이어에게는 없는 마음을 가지면서 피를 마시기 위해 사람을 해치지 못하고 뱀파이어 슬레이어인 버피를 사랑하게 된다. 트와일라잇(Twilight) 시리즈의 에드워드 컬렌이 10년 전에는 이랬겠지 싶다. 암튼 엔젤 역을 맡았던 데이빗 보리아나즈는 5년간 성공적으로 시리즈의 주연을 맡았고, 2005년 2월 엔젤이 종영하고 같은 해 9월 방송을 시작한 본즈(Bones)에서 주인공 FBI 특수요원 실리 부스(Seeley Booth) 역을 맡는다. 부스는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인 템퍼런스 브레넌 박사(Dr. Temperance Brennan)와 일과 사랑 사이에서 묘한 줄다리기를 한다. 또 다른 주연인 에밀리 디샤넬(Emily Deschanel)과의 묘한 케미스트리 덕에 오랜 시간동안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8시즌 방송을 마쳤다. 시청률이 조금만 안 나온다 싶으면 가차없이 캔슬하기로 유명한 Fox에서 Law & Order: SVU, CSI, NCIS, Grey's Anatomy에 이어 장수 시리즈로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앨리슨 해니건(Alyson Hannigan)

BTVS에서 주인공 버피의 가장 친한 친구인 마녀 윌로우 로젠버그(Willow Rosenberg)는 시리즈가 방송되는 7년 동안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화한 인물이다. 책만 알던 모범생에서 강력한 마력으로 악에 맞서 싸우는 마녀로, 순진한 10대에서 사랑을 하고 사랑을 잃으며 어른으로 성장한다. 중간에 동성애자 캐릭터로 변화하며 당시 이 드라마의 시청자들이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2003년 BTVS 종영 이후 베로니카 마스(Veronica Mars)를 거쳐 2005년 CBS 시트콤 How I Met Your Mother에서 다섯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릴리 앨드린(Lily Aldrin)으로 출연하고 있다. 13-14 시즌에 방영하는 9시즌을 마지막으로 HIMYM은 종영한다.


니콜라스 브렌든(Nicholas Brendon)

BTVS는 여성 캐릭터들이 강한 드라마였다. 그러다보니 남성들은 여성 캐릭터의 조력자나 친구, 연인의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7년간 많은 남성 캐릭터들이 시리즈 중간에 하차하고 도중에 투입되었지만, 1시즌부터 끝까지 갔던 캐릭터는 니콜라스 브렌든이 맡았던 잰더 해리스(Xander Harris)가 유일했다. 슬레이어로서 강력한 힘을 가진 버피나 마녀로 거듭난 윌로우와 달리 잰더는 끝까지 평범한 인간으로 남지만, 악마와 거듭 싸워가며 잰더는 스쿠비 갱 사이에서 전략을 담당하는 브레인으로 거듭난다. 니콜라스 브렌든은 버피 종영 이후 활동이 가장 저조한 배우 중 하나인데, 아무래도 시리즈 종영 전부터 문제가 됐던 알콜 및 약물 중독 때문인 듯하다. 최근 몇 년간 크리미널 마인즈(Criminal Minds)에서 기술 분석가이자 퍼넬로피 가르시아(Kristin Vangsness 분)의 남자친구인 케빈 린치(Kevin Lynch)로 출연하고 있다.


엘리자 더쉬쿠(Eliza Dushku)

BTVS에서 버피가 잠깐 죽었을 때 그 뒤를 이어 뱀파이어 슬레이어가 된 페이스(Faith)는 버피와 달리 뱀파이어를 죽이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무법자같은 캐릭터였다. 자신의 과업을 힘들어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버피를 연기하는 사라 미셸 겔러와 대조적으로 페이스 역의 엘리자 더쉬쿠는 또 다른 의미로 인간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줬다. 이후 2시즌으로 종영한 트루 콜링(Tru Calling)을 거쳐 조스 위든의 SF 시리즈, 돌하우스(Dollhouse)의 주연 에코(Echo) 역을 맡는다. 시청률 저조로 Fox에서 또 캔슬하며(!!) 돌하우스는 Fox에서 놓친 또 하나의 비극적인 명작으로 이름을 남겼다. 다른 하나는 뭐냐고? 그건 좀 있다 설명할게요.


미셸 트라첸버그(Michelle Trachtenberg)

BTVS 5시즌에서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버피의 동생, 던 서머스(Dawn Summers)는 사실 슬레이어가 지켜야 했던 중요한 비밀의 키였다. 철없는 10대에서 뱀파이어와 악마에 대항하는 스쿠비 갱으로 점점 어른스러워지는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BTVS 종영 이후 영화 아이스 프린세스(Ice Princess) 등 여러 작품을 거쳤는데, 가장 유명한 건 가십걸(Gossip Girl)의 악녀 조지나 스팍스(Georgina Sparks) 역이다. 가십걸 종영 이후 여러 드라마 시리즈에 게스트로 출연하거나 영화 촬영을 꾸준히 하고 있다.


알렉시스 데니소프(Alexis Denisof)

BTVS에서 자일즈(Rupert Giles)의 뒤를 이어 버피와 페이스의 와처(Watcher)가 된 웨슬리 윈덤 프라이스(Wesley Wyndam-Pryce)는 자일즈와 달리 두 사람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페이스가 뱀파이어를 죽이는 와중에 실수로 사람을 죽이고 잠적하고, 버피의 연인인 엔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위원회에 구명하는 것도 실패한 후, 웨슬리는 와처를 그만두고 LA에 있는 엔젤의 사설 탐정 사무소에 들어가 악마 사냥에 참여한다. 이론에 능통하지만 행동력은 제로였던 웨슬리는 이후 악마와 사랑 사이에서 선택을 거듭하며 점점 어두운 캐릭터로 변하고, 결국 엔젤 5시즌에서 적과 싸우다 큰 부상을 당해 숨진다. 버피에서 엔젤로 옮겨간 캐릭터 중 하나로 시즌이 거듭할수록 힘과 악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웨슬리 역은 알렉시스 데니소프가 맡아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알렉시스 데니소프는 버피 종영 이후 윌로우 역을 맡은 앨리슨 해니건(Alyson Hannigan)과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그 인연으로 앨리슨이 출연하는 HIMYM에 로빈(Robin)의 동료 앵커인 샌디 리버스(Sandy Rivers)역으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어벤저스(Avengers)에서 아더(The Other) 역으로 (그런데 누군지 몰라!) 출연했고, 조스 위든이 영화화한 셰익스피어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베네딕트(Benedict) 역을 맡기도 했다.


에이미 에이커 (Amy Acker)

프레드(Winifred "Fred" Burkle)는 머리는 똑똑하지만 사교성은 제로인 아가씨로, 결국 죽음을 맞게 된 코딜리아 체이스(Charisma Carpenter 분)의 뒤를 이어 엔젤 사설탐정 사무소에 합류한다. 수학과 양자물리학 등 과학에 대한 지식으로 엔젤 사설탐정 사무소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해 내며, 웨슬리와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5시즌 이후 석연치 않은 감염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그 몸은 악마인 일리리아(Illyria)에게 포획당한다. 평범한 아가씨에서 사설 탐정 사무소의 일원으로, 다시 악마로 거듭나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에이미 에이커는 프레드 역으로 새턴 어워즈에서 연기상도 수상한다. 엔젤 이후 Alias, Dollhouse 등에 출연하고 현재는 CBS의 인기 시리즈인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Person Of Interest)에서 루트(Root)로 불리는 사만다 그로브스(Samanthan Groves) 역을 맡고 있다. 2시즌까지 리커링 캐스트로 출연하다가 3시즌부터 레귤러 캐스트가 되었다. 그리고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주인공 베아트리스(Beatrice) 역을 맡아 조스 위든과 다시 작업했다.


프랜 크란츠(Fran Kranz)

로스 앤젤리스 출신의 배우, 프랜 크란츠는 98년부터 연기를 시작했으나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2009년 방영된 조스 위든의 돌하우스(Dollhouse)일 것이다. 돌하우스의 여러 요원들에게 매번 새로운 인격과 기억을 심는 기술 담당자인 토퍼 브링크(Topher Brink) 역을 맡아 똘끼(!)있는 천재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애석하게도 돌하우스가 2시즌으로 종영한 이후 조스 위든의 두 프로젝트에 주연급으로 참여한다. 그 중 하나가 어벤저스의 성공에 힘입어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 캐빈 인 더 우즈(Cabin In The Woods)에서 마티 역을 맡은 것이다. 마티는 크리스 햄스워스, 제시 윌리엄스 등 이미 우리나라에서 더 잘 알려진 쟁쟁한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보다 더 오래 살아남은(오예!) 캐릭터였다. 영화를 보셨다면 마약쟁이 마티가 더 인상깊었을 것이다. 또한 조스 위든이 어벤저스 촬영과 후작업 사이의 2주간 휴가 기간에 후다닥 찍었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젊은 연인 중 하나인 클로디오(Claudio) 역을 맡았다. 아직 국내 개봉을 하지 않아서(할 지도 알 수 없지만ㅠㅠ) 연기를 보진 못했지만, 비평가들에게는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Over the Rhine - The Laugh of Recognition (2010)

The Long Surrender (2010)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주 출신의 오버 더 라인(Over the Rhine)은 린포드 듀엘러(Linford Detweiler)와 카린 버그퀴스트(Karin Bergquist) 부부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포크, 팝, 블루스, 컨트리,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느낄 수 있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낸 앨범들이 평론의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앨범 전체를 채우는 카린 버그퀴스트의 목소리도 매력적인데, 루신다 윌리엄스보다 조금 덜 우울하고 캐나다 밴드 카우보이 정키스(Cowboy Junkies)의 보컬 마고 티민스(Margo Timmins)보다는 좀 더 블루스/재즈같은 느낌이 강하다. (흠... 비유를 하려는 레퍼런스도 참 마이너하네.;)

암튼 포크, 아메리카나 스타일의 음악으로 꽉꽉 차 있는 앨범 중에서도 단연 이 앨범의 백미는 첫 트랙인 'The Laugh of Recognition'이다. 카린 버그퀴스트가 쓴 이 노래는 정말 어느 정도 살아본 인생 선배로서 뭔가를 성취해야 할 때가 있고, 그를 위해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꿈을 가졌다면 겁먹고 도망다니지 말아야 하며, 가지고 있는 것을 놓아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내 안의 두려움을 깨닫게 만드는 'Come on boys'의 반복은 어떻게 들으면 꾸지람같기도 하고 어떻게 들으면 위로같기도 하다.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좋은 멜로디와 풍성한 악기 구성은 절대 놓치지 않은, 정말 정말 좋은 노래다.


Come on boys
It's time to settle down
What do you think you'll gain
From all this runnin' around?

Come on boys
It's time to let it go
Everybody has a dream
That they will never own

Come on boys
It's time to let her down
You might be surprised
How far she'll get
With her feet on the ground

So come on boys

Every night we always
Led the pack
There and back
And we never could do anything half
Oh you have to laugh
You just gotta laugh

So come on boys
It weren't not for tryin'
It's called the laugh of recognition
When you laugh but you feel like dyin'

Come on boys
Now don't be shy
If we gotta walk away
We gotta hold our heads up high

You're not the first one to start again
Come on now friends
There is something to be said for tenacity
I'll hold on to you
If you hold on to me
Come on boys


Passenger - Let Her Go (2012)

Let Her Go [Single] (2012)
아마 최근 몇 달 동안 백번 가까이 들었던 음악을 꼽아보라면 단연컨데 이 노래일 것이다. 영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마이클 로젠버그(Michael Rosenberg)는 원래 밴드였던 패신저(Passenger)가 해체한 이후 호주에서 밴드의 이름을 걸고 계속 활동해왔는데, 작년 7월 발매한 싱글 'Let Her Go'가 호주, 벨기에, 독일,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몇몇 국가에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고 플래티넘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말그대로 대박이 났다. 이에 힘입어 앨범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다른 포크 팝 앨범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이 트랙 하나는 발군이다. 앨범의 다른 트랙은 이만큼 귀를 잡아끌지 않는다. 이 트랙에서 마이클 로젠버그의 목소리는 어느 트랙보다 관조적이지만 진실하다. '잃어봐야 소중한 것을 알게 된다'라는 메시지를 적절한 비유로 전달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현악 세션을 비롯한 악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음... 뭐랄까, 싸이월드이나 텀블러의 감성 BGM으로 쓰기 딱 좋은 음악? 하지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Paper Aeroplanes - The Day We Ran Into the Sea (2010)

The Day We Ran Into the Sea (2010)
Tracklist
  1. Cliche 
  2. Freewheel 
  3. Lifelight 
  4. Pick Me 
  5. Lost 
  6. Skies on fire 
  7. Dancing Every Night 
  8. Take It Easy 
  9. Not As Old As You Think 
  10. Newport Beach
  11. My First Love 
  12. Dry My Eyes 
  13. Make a wish

페이퍼 에어플레인즈(Paper Aeroplanes)는 영국 웨일즈(Wales) 출신의 사라 하월즈(Sarah Howells)와 리처드 르웰린(Richard Llewellyn)이 결성한 포크 팝 밴드다. 사라 하월즈는 페이퍼 에어플레인즈를 결성하기 이전부터 영국 트랜스 음악 씬에서 보컬로 활동해 오며 쏠쏠한 히트 트랙도 내놓았고, 리처드 르웰린도 포크 음악 외에도 여러 장르의 음악에 송라이터로 참여했다. 페이퍼 에어플레인즈의 음악은 인디 느낌도 약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크렌베리스, 리사 로브 등이 생각나는 대중적인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포크 팝이다. 그들의 첫 LP인 이 앨범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페이퍼 에어플레인즈의 음악은 2012년 발매한 [We Are Ghosts]를 들으면서 알게 됐는데, 사라 하월즈의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라서 바로 LP를 찾아서 듣게 됐다. 사라 하월스의 목소리를 들으면 코어스의 앤드리아 코어가 생각나는데, 목소리 자체가 고와서 어느 음악에든 잘 어울리겠지만 역시 포크 팝이 제격인 듯하다. "작품이다!" 정도의 감탄은 나오지 않지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임은 분명하다. 

얼마 전 새 앨범인 [Little Letters]가 나왔는데, 이 앨범보다는 조금 더 어두운 분위기이지만 역시나 캐치한 멜로디가 돋보인다. 또한 전작보다 코러스나 악기를 많이 써서 사운드가 조금 더 풍성해졌다. 이 앨범도 시간이 되면 감상을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