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nning Streak (2013) |
Tracklist
- Limits
- Boomerang
- Off His Head
- Gonna Walk
- Odds Are
- Keepin' It Real
- Give It Back to You
- Best Damn Friend
- Did I Say That Out Loud?
- Daydreamin'
- Smile
- Crawl
베어네이키드 레이디스(Barenaked Ladies, BNL)는 얼터너티브 락이 위용을 떨치던 90년대, 캐나다를 대표하는 락 밴드였다. 물론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캐나다의 사랑을 열렬히 받고 있지만, 당시 BNL은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가사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로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잡은 개성있는 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밴드의 메인 보컬이자 송라이터인 스티븐 페이지(Steve Page)가 탈퇴한 이후에도 BNL의 음악을 채우는 유머와 멜로디는 사라지지 않았다. 대신 좀 더 어른스러워졌달까? 유튜브에서 BNL의 예전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느꼈던 어린아이 같은 느낌은 지난 앨범인 All In a Good Time에서도, 이번 앨범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미드나 영화에서 많이 보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비유하자면 예전 앨범들은 꾸러기 모자를 쓴 젊은 코미디언의 재기넘치는 농담이라면, 이제는 관록있는 코미디언이 한 손에 위스키를 들고서 살면서 느낀 모순의 순간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듯하다.
첫 트랙인 'Limits'에는 전자음을 첨가했지만 그 외에는 BNL 음악의 기본인 포크와 얼터너티브 락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인다. 첫 싱글인 'Boomerang'의 멜로디는 한 번 듣자마자 흥얼거리게 될 정도로 캐치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맘에 드는 트랙은 5번인 'Odds Are'다. 들을 때마다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 정도로 멜로디와 리듬이 가볍고 신나며, 그 위에 얹은 가사도 상당히 재미있다. '오늘은 괜찮을 거야, 내일도 괜찮을 거야'라는 가사도 신나게 따라부르다보면 마음의 위로가 된다. 그 외에도 다른 트랙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 지친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들은 그대로지만, 세월이 그들의 외양도 내면도 모두 바꿔놓았다. 그리고 난 그들의 베스트 앨범을 들으면서 어렸을 때 듣지 못했던 음악에 감사하고, 이들의 최근 앨범을 들으며 나이를 먹어 이런 노래를 들으며 즐길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한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