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스윈스코(Jason Swinscoe)의 프로젝트로 시작한 "애시드 관현악 재즈 밴드" 시네마틱 오케스트라(The Cinematic Orchestra)는 영국을 대표하는 일렉트로닉 뮤지션이다. 클래식, 재즈, 일렉트로니카를 믹스하여 아름답고 신비로운 사운드를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앨범은 시네마틱 오케스트라에게 대중적 인지도와 상업적인 성공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한다.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애시드 재즈에 문외한이라도 이 앨범이 선사하는 아름다운 사운드에 바로 빠져들게 된다. 특히 여러 영화, 드라마, 광고음악으로 사용된 'To Build a Home'의 파워는 대단하다. 이 곡 하나만으로 이 앨범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약 50분의 대장정의 마무리로도 또는단독으로 들을 만한 곡으로도 손색이 없다. 패트릭 왓슨의 보컬과 피아노 연주로 시작되는 음악은 이어 첼로 선율이 더해지고 그 뒤로 웅장한 관현악 세션이 드라마틱한 절정으로 이끌어간다. 6분 정도의 노래 하나에서 환희와 열정 슬픔을 모두 느낄 수 있다.
1집을 뛰어넘는 2집을 냈음에도 '서로 말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린 시빌 워즈(The Civil Wars)의 조이 윌리엄스와 존 폴 화이트 때문에 듣고 있으면 좋으면서도 안타깝다. 두 사람은 사실 부부가 아니고, 이미 각자 짝이 있는 상태에서 음악으로 의기투합한 사이라 이 게시물과 어울리지 않는 건 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일만 하는 사이라서 2장만 내고 깨진 건지, 일만 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나마 앨범도 두 장 내고 몇 년간 같이 활동할 수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암튼 애증으로 뒤범벅된 멜로디와 가사가 매력적인 이들의 음악을 (몰래는 아니지만) 참 좋아했었는데 새 음악을 듣기는 힘들 것 같아서... 슬프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파트너가 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한다. 그러면서도 요새 듣고 있는 부부 듀오의 음악을 들으면 차라리 결혼을 한 사이라서 콜라보레이션이 잘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이건 음악을 하는 부부 당사자와 케미의 신만 답을 알겠지.
암튼 최근 1년간 주구장창 돌려듣는 음악 중 부부 듀오만 따로 뽑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1. Over the Rhine
이미 노래 한곡을 소개했었지만 다시 언급하고자 한다. 오버 더 라인(Over the Rhine)은 지금 활동하는 부부 듀오 밴드 중에서 잔잔하지만 존재감 강한 밴드가 아닐까 싶다. 린포드 듀엘러(Linford Detweiler)와 카린 버그퀴스트(Karin Bergquist) 부부가 함께 음악을 만든 지 20년이 지났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를 중심으로 인디 씬에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지만,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진 못했다. 두 사람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지고, 이혼을 숙고하면서 밴드가 해체될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내놓은 앨범, [The Long Surrender]에서 카린의 성숙한 보컬과 두 사람의 완벽한 하모니가 한번 더 빛을 발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발매한 [Meet Me At the Edge Of the World]의 19곡(!)에서도 린포드와 카린 부부의 하모니가 한층 빛을 발한다.
2. The Weepies
메사추세츠 출신의 인디 팝/포크 듀오, 위피스(The Weepies)는 스티브 태넌(Steve Tannen)과 뎁 탤런(Deb Talan)이 2001년 메사추세츠 주 캠브리지의 한 공연에서 만나면서 시작됐다. 그 전에 이미 서로의 음악에 매력을 느낀 두 사람은 만난 그날부터 함께 곡을 쓰기 시작했다. 위피스 결성 후 독립 발매한 앨범이 지역 음악씬에서 꽤 괜찮은 반응을 얻었고, 이후 유명 인디레이블인 네트워크 레코드(Nettwerk Records)에서 세 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편안하면서도 생기넘치는 팝 포크 음악은 듣고 있으면 참 아기자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별다른 악기 없이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는데 스티브의 보컬은 따뜻하고 뎁의 보컬은 몽환적이다. 이들의 음악은 영상 매체의 BGM으로 자주 사용되었는데, [Say I Am]에 수록된 'World Spins Madly On'을 비롯한 여러 곡이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되어 인기를 얻기도 했다. 두 사람은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두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살면서 서로의 음악과 목소리에 계속 사랑에 빠지고 있단다. 열심히 투어중이고 새앨범도 곧 나온다니까 기대해 봐야지.
3. Sarah Lee Guthrie & Johnny Irion
사라 리 거스리는 성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포크 음악의 전설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의 손녀이고 포크 뮤지션 알로 거스리(Arlo Guthrie)의 막내딸이다. 음악으로 충만한 집안의 분위기였지만 어렸을 때는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17세 때 아버지의 투어 공연에 로드 매니저로 일하면서 음악을 접하고, 그 이후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게 됐다. 반면 조니 아이런은 예술가 집안 출신으로 사라 리와 만나기 전에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왔다(조니는 사라 리보다 10살 연상이다). 두 사람은 LA에서 락 밴드 블랙 크로우(Black Crowes)의 크리스 로빈슨(Chris Robinson, 배우 케이트 허드슨의 전남편으로 유명함)의 소개로 만났고, 99년 결혼한다. 앞에 소개한 오버 더 라인이나 위피스가 활동을 하다가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한 것과 달리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나서 듀엣 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EP 앨범을 시작으로 소소하게 활동하다가 2009년 첫 LP [Folksong]을 발매한다. 2011년에는 두 번째 LP인 [Bright Example]을 발매하였으며, 알로 거스리, 존 맬런캠프(John Mellencamp) 등과 함께 우디 거스리 헌정공연 등에 참여한다. 올해 발매한 세번째 LP [Wassaic Way]는 얼트컨트리/루츠락 밴드 윌코(Wilco)의 제프 트위디(Jeff Tweedy)가 참여하기도 했다.
댈러스 그린(Dallas Green)이 자기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시티 앤 컬러(City and Colour)라는 원맨밴드를 만든 이후, 본업인 메탈밴드 기타리스트는 어느새 부업이 되어 버리고 취미삼아 하는 감성(?)적인 포크 아티스트질이 본업이 되어 버린지 오래 되었다. 알렉시스온파이어(Alexisonfire)는 댈러스 그린이 시티 앤 컬러 활동에 충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흔들리다가 결국 해체했고, 댈러스 그린은 이제 주노 어워즈에서 닐 영의 헌정공연을 담당하는 캐나다 포크음악의 대표가 되어 있더라.
시티 앤 컬러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 귀로 들어왔다가 한 귀로 빠져나가다가' '어느 순간 집중하게 만드는' 음악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보컬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다른 아티스트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걸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건성으로 듣고 있으면 이만큼 멋진 배경음악도 없다. 멜로디는 캐치하지만 어렵지 않아서 몇 번만 들으면 저절로 흥얼거린다. 하지만 노래를 따라부르고 싶어서 가사를 들추는 순간 이게 결코 쉽게 흥얼거릴 만한 음악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지난 앨범인 [Little Hell]부터 어쿠스틱 기타 하나 들고 노래부르는 것을 넘어서 밴드의 형태를 갖추고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를 적절하게 섞긴 했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시도를 좀 더 많이 했기 때문에 앨범 자체가 포크보다는 얼터너티브 락 앨범처럼 들린다. 그러나 여전히 매력적인 목소리와 그 목소리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멜로디가 주를 이루는 멋진 노래로 가득하다.
이 게시물은 사실 두달 전에 올렸어야 했는데... 한창 더울 때 듣기 딱 좋은 여름용 포크 음악이다. 물론 2009년에 나와서 소리없이 묻힌 앨범이라 찾기가 참 어렵지만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사이트나 토렌트에서는 소리소문 없이 구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나 공연영상도 있고.
이 앨범의 주인공인 애나 레드라 채프먼(Anna Leddra Chapman)은 주로 레드라 채프먼(Leddra Chapman)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 브렌트우드 출신으로 2009년 싱글 'Story'를 발매하며 활동을 시작한다. 이 노래가 라디오에서 꽤 쏠쏠한 반응을 얻은 뒤 같은 해 첫 LP인 이 앨범을 발매하는데 싱글이 터진 것만큼 앨범이 잘 되지 않아서... 그냥 잊혀진 가수가 되었다. 그 뒤에 EP를 두어 장 내고 지금도 꾸준히 공연 활동을 하고 있긴 한데, 유튜브 영상이 아니면 안부를 알기 어려워서 그저 앨범만 듣는 걸로 만족해야겠더라.
싱글로 나온 'Story'나 노골적으로 "나는 여름 노래예요."라 광고하는 'Summer Song' 외에도 상큼한 멜로디, 콜비 카레이를 연상하게 하는 보컬 등 청량감이 느껴진다. 올해 여름 정말 무더울 때 선풍기 앞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서 버텼다. 아마 내년에도 자연스럽게 이 앨범에 손이 갈 것 같다.
조스 위든 사단 2편은 조스 위든의 비극적 명작, 파이어플라이(Firefly)의 주연 배우로 한정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2002년 11편 방영 이후 캔슬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조스 위든의 팬을 비롯해 SF 장르를 사랑하는 팬 사이에서 명작으로 회자되며 '꼭 봐야 하는 미드 목록' Top10 안에 꾸준히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SF TV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파이어플라이는 정말, 반드시! 봐야 하는 작품이다. 컬트와 덕후의 신화, 조스 위든이 보는 미래 세계가 펼쳐진다고 봐도 될 정도니까. 결국 조스 위든은 버피와 엔젤이 끝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결국 어벤저스의 감독까지 맡아 역사상 세번째로 흥행한 영화를 만들었으니, 역시 끊임없이 생각하는 진정한 덕후는 언젠가는 성공하기 마련이라는 좋은 교훈(!)도 남겨주고 있다.
네이선 필리언(Nathan Fillion)
네이선 필리언은 조스 위든의 고투가이 중 한 사람이다. 조스 위든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시간이 나든 그렇지 않든 언제든지 예스를 외치는, 조스 위든과 전적으로 신뢰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캐나다 출신으로 아침 연속극으로 미국 TV판에 진출했고, 2년 후 LA에서 여러 드라마 시리즈의 단역과 시트콤 조연을 거쳐, 2002년 조스 위든의 신작 파이어플라이(Firefly)에서 우주선 세레니티(Serenity)를 몰고 다니는 말콤 레이놀즈 선장을 맡았다. 먼 미래, 연합군과 맞서 싸운 독립군의 일원으로 부하들을 모두 잃고 개똥벌레(Firefly)급 고물 화물선을 몰고 우주를 떠돌며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맡는, 좀도둑이자 용병이 된다. 말콤 레이놀즈는 강직한 군인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잘못된 일이라 생각하는 것도 해야 하는 인물이다. 도덕적인 삶과 현실과의 갈등, 도망자로서의 어려운 삶, 비밀을 간직한 우주선의 선원들을 이끄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의 리더, 조스 위든만의 날카로운 유머까지, 네이선 필리언은 어느 누구보다 조스 위든의 세계를 가장 잘 소화해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파이어플라이는 1시즌을 다 마치지 못하고 캔슬되었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 열혈팬을 많이 가진 배우가 되었다. 이후 영화 웨이트리스(Waitress), 조스 위든의 웹 시리즈인 닥터 호러블의 싱어롱 블로그(Dr. Horrible's Sing-along Blog),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를 거쳐 2009년 드라마 캐슬(Castle)에서 미스터리 소설가 리처드 캐슬(Castle) 역을 맡고 있다. 08-09년 시즌 중간 대체 편성작으로 출발한 캐슬은 2013년 현재 ABC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한 드라마 시리즈(시트콤을 포함하면 Modern Family가 1위)가 되며 5시즌을 성공리에 마쳤다. 올해 개봉한 조스 위든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는 경호책임자 도그베리(Dogberry) 역을 위트있게 소화하며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지나 토레스(Gina Torres)
파이어플라이(Firefly)에서 말콤 레이놀즈와 전쟁터를 함께 누볐고, 가까스로 살아남아 세레니티의 일등 항해사로 그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는 조이 와쉬번(Zoë Washburne)은 말콤 레이놀즈에게는 가장 충직한 부하이자 믿음직한 친구이며, 그의 남편인 호번(Hoban Washburne)에게는 평생 찾기 힘든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미래 우주에서 남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나 토레스는 영화 Matrix Reloaded, Matrix Revolution, 드라마 Hercules: The Legendary Journeys, Cleopatra 2525, Alias, Standoff 등을 거쳐 2011년부터 USA의 드라마 시리즈 수츠(Suits)에서 뉴욕의 저명한 로펌의 대표인 제시카 피어슨(Jessica Pearson) 역을 맡고 있다. (매트릭스 시리즈와 CSI에 출연한 명배우 로렌스 피시번의 부인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아담 볼드윈(Adam Baldwin)
세레니티의 머슬맨, 돈과 힘과 여자만 아는 다소 무식한 용병 제인 코브(Jayne Cobb)는 파이어플라이에서 웃음을 담당하던 캐릭터였다. 상도덕이나 사람에 대한 예의는 최대한 지키려 하는 말콤 레이놀즈와 달리 제인은 "돈만 주면 뭐든지 오케이지!"를 외치는 인물로, 말콤 레이놀즈가 추구하는 가치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래서 연합군의 회유에도 가장 먼저 넘어가고, 우주의 온갖 사고란 사고는 다 끌어들이는 문제적 인물이기도 하지만, 어린아이 같은 매력으로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또한 종영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가장 사랑받는 파이어플라이 굿즈인 제인 모자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아담 볼드윈은 (알렉 볼드윈과는 형제도 친척도 아닙니다!) 엑스파일(The X-files)를 거쳐 파이어플라이의 제인 코브 역을 맡았고, 이후 스타게이트 아틀란티스(Stargate Atlantis), 엔젤(Angel) 등을 거쳐 2007년 NBC 드라마 척(Chuck)에서 NSA 요원인 존 케이시(John Casey) 역을 맡았다. 존 케이시는 CIA 인터셉트 데이터를 머리속에 흡수한 걸어다니는 컴퓨터, 척을 암살하기 위해 파견되었지만, 이후 척을 보호하며 그와 함께 스파이 미션을 수행한다.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철한 스파이에서 동료를 아끼고 친구를 사랑하며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로 변화하는 케이시는 척의 모든 캐릭터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척은 척스터(Chuckster)라 불리는 여러 열혈팬들을 만들어내며 2012년 5시즌으로 막을 내렸다.
앨런 터딕(Alan Tudyk)
세레니티의 파일럿, 호번 와쉬번(Hoban Washburne, 이하 와쉬)은 오염으로 하늘이 어두워진 자신의 별을 벗어나고 싶다는 이유로 세레니티에 탑승한다. 자신의 아내인 조이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조이와 오랫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한 말콤 레이놀즈와의 관계는 다소 껄끄럽다. 조이가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말콤을 신뢰하는 것에 질투를 느끼기도 하지만, 조이를 믿기 때문에 조이가 믿는 말콤 또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천성이 즐거운 사람으로, 무거운 세레니티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도 한다. 앨런 터딕은 2001년 영화 기사 윌리엄(A Knight's Tale), 28일(28 Days)를 거쳐 파이어플라이에 합류했고, 이후 영화 아이로봇(I, Robot)에서 로봇 소니의 목소리 역을 기도 했다. 3:10 투 유마, 링컨: 뱀파이어 헌터(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 등의 영화와 브이(V), 돌하우스(Dollhouse) 등 드라마 시리즈를 거쳐 최근까지 NBC 시트콤인 서버가토리(Suburgatory)에 출연하였다. 애니메이션 성우로서 많이 활동하였는데, 아이스 에이지(Ice Age) 시리즈, 주먹왕 랄프(Wreck-It Ralph), 로봇 치킨(Robot Chicken) 등 다양한 작품에 참가하였다.
모레나 바카린(Morena Baccarin)
세레니티의 아름답지만 비밀을 간직한 컴패니언, 이나라 세라(Inara Serra)는 고급 교육을 받은 창녀로 세레니티의 셔틀을 임대해 우주를 떠돌며 컴패니언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다. 아름다운 마음씨와 강인한 품성을 가졌지만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세레니티의 선장인 말콤 레이놀즈와는 서로 이성으로서 끌리지만, 그 관계가 자신들의 미래에 해가 될 것이 두려워 철저히 프로페셔널한 관계만 유지한다. 모레나 바카린은 줄리어드 스쿨 졸업 후 여러 작품의 단역을 전전하다 데뷔 2년만에 파이어플라이의 중요 조연으로 합류한다. 파이어플라이 종영 이후 스타게이트 SG-1 등 여러 작품에 특별 출연했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리메이크된 시리즈 브이(V)의 주연으로 발탁되었으며, 2011년부터는 에미 어워즈 작품상을 수상한 드라마 홈랜드(Homeland)에 출연하고 있다. 전쟁 포로에서 하원 의원으로, 다시 반역자이자 도망자가 된 남편을 지켜봐야 하는 제시카 브로디(Jessica Brody) 역을 맡아 올해 에미 어워즈 드라마 부문 여우조연상 부문에 후보가 되었다.
서머 글라우(Summer Glau)
리버 탐스(River Tams)는 그 어느 누구보다 천재적인 머리를 가진 소녀이지만, 연방 정부의 실험 대상이 되어 온갖 고초를 겪어 정신 이상자가 된다. 오빠인 사이먼 탐즈(Simon Tams)는 겨우 그녀를 탈출시키고, 두 사람은 세레니티에 탑승하여 그들의 일원이 된다. 정신 상태의 불안으로 말콤을 비롯한 다른 일행들을 걱정시키지만, 명석한 머리로 위기를 잘 빠져나오기도 한다. 영화 세레니티에서는 그녀가 정신 이상이 된 이유와 연방의 음모를 밝히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전투 중간에 사망한 와쉬 대신 세레니티의 파일럿이 된다(스포일러 주의!). 서머 글라우는 파이어플라이 종영 이후 The 4400, The Unit 등의 조역을 거쳐 2008년 Fox 드라마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연대기(Terminator: The Sarah Conner Chronicles)에서 어린 존 코너를 지키는 터미네이터 카메론(Cameron)을 맡았다. 2시즌으로 시리즈가 종영된 이후 돌하우스(Dollhouse), 알파스(Alphas),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등에 출연했으며 2013년부터 The CW의 애로우(Arrow) 2시즌에 조연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특정 감독/제작자와 배우들은 여러 작품을 함께 하며 소위 '사단'을 형성한다. 그 중에 아마 가장 컬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사단이 아마 조스 위든의 배우들일 것이다. 이들은 조스 위든의 작품에 주조연으로 출연한 이후 각종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파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특히 조스 위든이 컬트 팬덤을 지배하는 TV 제작자에서 덕후들을 홀리는 어벤저스의 감독으로 입지를 굳히며 그의 지금을 있게 한 작품들과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코믹콘에서 조스 위든에게 매번 불어보는 질문이 "배우 누구누구를 어벤저스 2나 마블 유니버스 영화에 출연시킬 의향이 있느냐?"니까.
일단 내가 조스 위든 사단이라 꼽은 배우는 미드를 보기 시작한 지 5년 미만이라면 깜짝 놀랄만한 라인업이다. 나도 10년간 보면서 이 사람들이 이렇게 뜰 줄은 몰랐으니...
사라 미셸 겔러 (Sarah Michelle Gellar)
지금의 조스 위든을 있게 한 뱀파이어 신드롬의 원조, Buffy The Vampire Slayer(이하 BTVS)의 주인공 버피 서머스(Buffy Summers) 역을 맡았던 사라 미셸 겔러다. 7년간 버피 역을 맡으며 매 시즌마다 악마와 싸우고 죽었다가 살아났다가... 암튼 온갖 고생을 다 했었다. BTVS 종영 이후 조스 위든과는 더 이상 작업을 하지 않지만, 종영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버피로 기억되고 있다. 종영 이후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 출연했지만 주로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Freddy Prinze Jr.)와 결혼과 가정 생활에 충실해 왔다. 오랜 공백 이후 TV 스크린에 복귀한 첫 작품인 링어(Ringer)는 시청률이 저조했고 1시즌 종영과 동시에 사라 미셸 겔러가 둘째를 임신하면서 캔슬되었다. 이번 13-14 시즌에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와 함께 CBS 시트콤 'The Crazy Ones'로 복귀한다.
데이빗 보리아나즈(David Boreanaz)
버피에 출연한 여러 캐릭터 중 엔젤(Angel)은 이 인기에 힘입어 스핀오프 시리즈까지 만들어졌다. 무당의 저주로 뱀파이어에게는 없는 마음을 가지면서 피를 마시기 위해 사람을 해치지 못하고 뱀파이어 슬레이어인 버피를 사랑하게 된다. 트와일라잇(Twilight) 시리즈의 에드워드 컬렌이 10년 전에는 이랬겠지 싶다. 암튼 엔젤 역을 맡았던 데이빗 보리아나즈는 5년간 성공적으로 시리즈의 주연을 맡았고, 2005년 2월 엔젤이 종영하고 같은 해 9월 방송을 시작한 본즈(Bones)에서 주인공 FBI 특수요원 실리 부스(Seeley Booth) 역을 맡는다. 부스는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인 템퍼런스 브레넌 박사(Dr. Temperance Brennan)와 일과 사랑 사이에서 묘한 줄다리기를 한다. 또 다른 주연인 에밀리 디샤넬(Emily Deschanel)과의 묘한 케미스트리 덕에 오랜 시간동안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8시즌 방송을 마쳤다. 시청률이 조금만 안 나온다 싶으면 가차없이 캔슬하기로 유명한 Fox에서 Law & Order: SVU, CSI, NCIS, Grey's Anatomy에 이어 장수 시리즈로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앨리슨 해니건(Alyson Hannigan)
BTVS에서 주인공 버피의 가장 친한 친구인 마녀 윌로우 로젠버그(Willow Rosenberg)는 시리즈가 방송되는 7년 동안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화한 인물이다. 책만 알던 모범생에서 강력한 마력으로 악에 맞서 싸우는 마녀로, 순진한 10대에서 사랑을 하고 사랑을 잃으며 어른으로 성장한다. 중간에 동성애자 캐릭터로 변화하며 당시 이 드라마의 시청자들이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2003년 BTVS 종영 이후 베로니카 마스(Veronica Mars)를 거쳐 2005년 CBS 시트콤 How I Met Your Mother에서 다섯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릴리 앨드린(Lily Aldrin)으로 출연하고 있다. 13-14 시즌에 방영하는 9시즌을 마지막으로 HIMYM은 종영한다.
니콜라스 브렌든(Nicholas Brendon)
BTVS는 여성 캐릭터들이 강한 드라마였다. 그러다보니 남성들은 여성 캐릭터의 조력자나 친구, 연인의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7년간 많은 남성 캐릭터들이 시리즈 중간에 하차하고 도중에 투입되었지만, 1시즌부터 끝까지 갔던 캐릭터는 니콜라스 브렌든이 맡았던 잰더 해리스(Xander Harris)가 유일했다. 슬레이어로서 강력한 힘을 가진 버피나 마녀로 거듭난 윌로우와 달리 잰더는 끝까지 평범한 인간으로 남지만, 악마와 거듭 싸워가며 잰더는 스쿠비 갱 사이에서 전략을 담당하는 브레인으로 거듭난다. 니콜라스 브렌든은 버피 종영 이후 활동이 가장 저조한 배우 중 하나인데, 아무래도 시리즈 종영 전부터 문제가 됐던 알콜 및 약물 중독 때문인 듯하다. 최근 몇 년간 크리미널 마인즈(Criminal Minds)에서 기술 분석가이자 퍼넬로피 가르시아(Kristin Vangsness 분)의 남자친구인 케빈 린치(Kevin Lynch)로 출연하고 있다.
엘리자 더쉬쿠(Eliza Dushku)
BTVS에서 버피가 잠깐 죽었을 때 그 뒤를 이어 뱀파이어 슬레이어가 된 페이스(Faith)는 버피와 달리 뱀파이어를 죽이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무법자같은 캐릭터였다. 자신의 과업을 힘들어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버피를 연기하는 사라 미셸 겔러와 대조적으로 페이스 역의 엘리자 더쉬쿠는 또 다른 의미로 인간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줬다. 이후 2시즌으로 종영한 트루 콜링(Tru Calling)을 거쳐 조스 위든의 SF 시리즈, 돌하우스(Dollhouse)의 주연 에코(Echo) 역을 맡는다. 시청률 저조로 Fox에서 또 캔슬하며(!!) 돌하우스는 Fox에서 놓친 또 하나의 비극적인 명작으로 이름을 남겼다. 다른 하나는 뭐냐고? 그건 좀 있다 설명할게요.
미셸 트라첸버그(Michelle Trachtenberg)
BTVS 5시즌에서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버피의 동생, 던 서머스(Dawn Summers)는 사실 슬레이어가 지켜야 했던 중요한 비밀의 키였다. 철없는 10대에서 뱀파이어와 악마에 대항하는 스쿠비 갱으로 점점 어른스러워지는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BTVS 종영 이후 영화 아이스 프린세스(Ice Princess) 등 여러 작품을 거쳤는데, 가장 유명한 건 가십걸(Gossip Girl)의 악녀 조지나 스팍스(Georgina Sparks) 역이다. 가십걸 종영 이후 여러 드라마 시리즈에 게스트로 출연하거나 영화 촬영을 꾸준히 하고 있다.
알렉시스 데니소프(Alexis Denisof)
BTVS에서 자일즈(Rupert Giles)의 뒤를 이어 버피와 페이스의 와처(Watcher)가 된 웨슬리 윈덤 프라이스(Wesley Wyndam-Pryce)는 자일즈와 달리 두 사람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페이스가 뱀파이어를 죽이는 와중에 실수로 사람을 죽이고 잠적하고, 버피의 연인인 엔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위원회에 구명하는 것도 실패한 후, 웨슬리는 와처를 그만두고 LA에 있는 엔젤의 사설 탐정 사무소에 들어가 악마 사냥에 참여한다. 이론에 능통하지만 행동력은 제로였던 웨슬리는 이후 악마와 사랑 사이에서 선택을 거듭하며 점점 어두운 캐릭터로 변하고, 결국 엔젤 5시즌에서 적과 싸우다 큰 부상을 당해 숨진다. 버피에서 엔젤로 옮겨간 캐릭터 중 하나로 시즌이 거듭할수록 힘과 악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웨슬리 역은 알렉시스 데니소프가 맡아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알렉시스 데니소프는 버피 종영 이후 윌로우 역을 맡은 앨리슨 해니건(Alyson Hannigan)과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그 인연으로 앨리슨이 출연하는 HIMYM에 로빈(Robin)의 동료 앵커인 샌디 리버스(Sandy Rivers)역으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어벤저스(Avengers)에서 아더(The Other) 역으로 (그런데 누군지 몰라!) 출연했고, 조스 위든이 영화화한 셰익스피어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베네딕트(Benedict) 역을 맡기도 했다.
에이미 에이커 (Amy Acker)
프레드(Winifred "Fred" Burkle)는 머리는 똑똑하지만 사교성은 제로인 아가씨로, 결국 죽음을 맞게 된 코딜리아 체이스(Charisma Carpenter 분)의 뒤를 이어 엔젤 사설탐정 사무소에 합류한다. 수학과 양자물리학 등 과학에 대한 지식으로 엔젤 사설탐정 사무소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역할을 해 내며, 웨슬리와 러브라인을 형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5시즌 이후 석연치 않은 감염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그 몸은 악마인 일리리아(Illyria)에게 포획당한다. 평범한 아가씨에서 사설 탐정 사무소의 일원으로, 다시 악마로 거듭나는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에이미 에이커는 프레드 역으로 새턴 어워즈에서 연기상도 수상한다. 엔젤 이후 Alias, Dollhouse 등에 출연하고 현재는 CBS의 인기 시리즈인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Person Of Interest)에서 루트(Root)로 불리는 사만다 그로브스(Samanthan Groves) 역을 맡고 있다. 2시즌까지 리커링 캐스트로 출연하다가 3시즌부터 레귤러 캐스트가 되었다. 그리고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주인공 베아트리스(Beatrice) 역을 맡아 조스 위든과 다시 작업했다.
프랜 크란츠(Fran Kranz)
로스 앤젤리스 출신의 배우, 프랜 크란츠는 98년부터 연기를 시작했으나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2009년 방영된 조스 위든의 돌하우스(Dollhouse)일 것이다. 돌하우스의 여러 요원들에게 매번 새로운 인격과 기억을 심는 기술 담당자인 토퍼 브링크(Topher Brink) 역을 맡아 똘끼(!)있는 천재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애석하게도 돌하우스가 2시즌으로 종영한 이후 조스 위든의 두 프로젝트에 주연급으로 참여한다. 그 중 하나가 어벤저스의 성공에 힘입어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 캐빈 인 더 우즈(Cabin In The Woods)에서 마티 역을 맡은 것이다. 마티는 크리스 햄스워스, 제시 윌리엄스 등 이미 우리나라에서 더 잘 알려진 쟁쟁한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보다 더 오래 살아남은(오예!) 캐릭터였다. 영화를 보셨다면 마약쟁이 마티가 더 인상깊었을 것이다. 또한 조스 위든이 어벤저스 촬영과 후작업 사이의 2주간 휴가 기간에 후다닥 찍었던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서 젊은 연인 중 하나인 클로디오(Claudio) 역을 맡았다. 아직 국내 개봉을 하지 않아서(할 지도 알 수 없지만ㅠㅠ) 연기를 보진 못했지만, 비평가들에게는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주 출신의 오버 더 라인(Over the Rhine)은 린포드 듀엘러(Linford Detweiler)와 카린 버그퀴스트(Karin Bergquist) 부부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포크, 팝, 블루스, 컨트리,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느낄 수 있다.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낸 앨범들이 평론의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앨범 전체를 채우는 카린 버그퀴스트의 목소리도 매력적인데, 루신다 윌리엄스보다 조금 덜 우울하고 캐나다 밴드 카우보이 정키스(Cowboy Junkies)의 보컬 마고 티민스(Margo Timmins)보다는 좀 더 블루스/재즈같은 느낌이 강하다. (흠... 비유를 하려는 레퍼런스도 참 마이너하네.;)
암튼 포크, 아메리카나 스타일의 음악으로 꽉꽉 차 있는 앨범 중에서도 단연 이 앨범의 백미는 첫 트랙인 'The Laugh of Recognition'이다. 카린 버그퀴스트가 쓴 이 노래는 정말 어느 정도 살아본 인생 선배로서 뭔가를 성취해야 할 때가 있고, 그를 위해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꿈을 가졌다면 겁먹고 도망다니지 말아야 하며, 가지고 있는 것을 놓아야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내 안의 두려움을 깨닫게 만드는 'Come on boys'의 반복은 어떻게 들으면 꾸지람같기도 하고 어떻게 들으면 위로같기도 하다.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러면서도 좋은 멜로디와 풍성한 악기 구성은 절대 놓치지 않은, 정말 정말 좋은 노래다.
Come on boys
It's time to settle down
What do you think you'll gain
From all this runnin' around?
Come on boys
It's time to let it go
Everybody has a dream
That they will never own
Come on boys
It's time to let her down
You might be surprised
How far she'll get
With her feet on the ground
So come on boys
Every night we always
Led the pack
There and back
And we never could do anything half
Oh you have to laugh
You just gotta laugh
So come on boys
It weren't not for tryin'
It's called the laugh of recognition
When you laugh but you feel like dyin'
Come on boys
Now don't be shy
If we gotta walk away
We gotta hold our heads up high
You're not the first one to start again
Come on now friends
There is something to be said for tenacity
I'll hold on to you
If you hold on to me
Come on boys
아마 최근 몇 달 동안 백번 가까이 들었던 음악을 꼽아보라면 단연컨데 이 노래일 것이다. 영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마이클 로젠버그(Michael Rosenberg)는 원래 밴드였던 패신저(Passenger)가 해체한 이후 호주에서 밴드의 이름을 걸고 계속 활동해왔는데, 작년 7월 발매한 싱글 'Let Her Go'가 호주, 벨기에, 독일, 아일랜드, 뉴질랜드 등 몇몇 국가에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하고 플래티넘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말그대로 대박이 났다. 이에 힘입어 앨범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다른 포크 팝 앨범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이 트랙 하나는 발군이다. 앨범의 다른 트랙은 이만큼 귀를 잡아끌지 않는다. 이 트랙에서 마이클 로젠버그의 목소리는 어느 트랙보다 관조적이지만 진실하다. '잃어봐야 소중한 것을 알게 된다'라는 메시지를 적절한 비유로 전달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현악 세션을 비롯한 악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음... 뭐랄까, 싸이월드이나 텀블러의 감성 BGM으로 쓰기 딱 좋은 음악? 하지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페이퍼 에어플레인즈(Paper Aeroplanes)는 영국 웨일즈(Wales) 출신의 사라 하월즈(Sarah Howells)와 리처드 르웰린(Richard Llewellyn)이 결성한 포크 팝 밴드다. 사라 하월즈는 페이퍼 에어플레인즈를 결성하기 이전부터 영국 트랜스 음악 씬에서 보컬로 활동해 오며 쏠쏠한 히트 트랙도 내놓았고, 리처드 르웰린도 포크 음악 외에도 여러 장르의 음악에 송라이터로 참여했다. 페이퍼 에어플레인즈의 음악은 인디 느낌도 약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크렌베리스, 리사 로브 등이 생각나는 대중적인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포크 팝이다. 그들의 첫 LP인 이 앨범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페이퍼 에어플레인즈의 음악은 2012년 발매한 [We Are Ghosts]를 들으면서 알게 됐는데, 사라 하월즈의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이라서 바로 LP를 찾아서 듣게 됐다. 사라 하월스의 목소리를 들으면 코어스의 앤드리아 코어가 생각나는데, 목소리 자체가 고와서 어느 음악에든 잘 어울리겠지만 역시 포크 팝이 제격인 듯하다. "작품이다!" 정도의 감탄은 나오지 않지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임은 분명하다.
얼마 전 새 앨범인 [Little Letters]가 나왔는데, 이 앨범보다는 조금 더 어두운 분위기이지만 역시나 캐치한 멜로디가 돋보인다. 또한 전작보다 코러스나 악기를 많이 써서 사운드가 조금 더 풍성해졌다. 이 앨범도 시간이 되면 감상을 쓸 것이다.
난 음악을 좋아하고 많이 듣긴 하지만 음악을 들을 줄은 모른다. 그저 그 음악이 주는 느낌에 충실할 뿐 어떤 음악의 갈래인지 어떤 대가의 영향을 받았는지 이 음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런 것은 평론의 영역이고, 내 세계는 아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한때 평론의 세계에 관심이 가기도 했지만 나는 음악에 있어서는 그저 좋은 것을 듣고 즐거워하는 팬으로 남고자 한다. 그래서 이렇게 지껄이는 것이 크게 두렵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Hadestown]을 들으면서도, 그리고 이 앨범을 들으면서 아나이스 미첼(Anais Mitchell)에 대해 새삼 존경하는 마음이 다시 들었다. 이렇게 꾸준히 좋은 앨범을, 그것도 메이저 레이블이 아닌 DIY 레코딩으로 유명한 아니 디프랑코(Ani DiFranco)의 Righteous Babe Records를 거쳐 자신만의 레이블인 Wilderland Record에서 만들어오고 있다. 영국발 포크락이 전세계를 휩쓸기 전부터 많은 포크 가수들처럼 그녀도 고향 버몬트에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해 왔다. 시장과 대중의 눈에 들기 이전부터 좋은 음악은 이미 존재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앨범은 전작과 달리 하나로 통일할 만한 큰 스토리를 구성하는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그녀가 살고 있는 현대 미국 사회의 모습을 아이와 아이를 기르는 것에 비유하여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내가 현대 미국 사회에 대해 그다지 아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고, 느껴지진 않는다. 대신, 내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슬픔이다.
가사를 알지 못해도 아나이스 미첼의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가 만들어내는 멜로디가 슬프다는 것은 바로 알 수 있다. 어떻게 들으면 다소 귀엽기도 한 아나이스 미첼의 목소리는 어쿠스틱 기타를 위시한 정갈하고 소박한 연주에 얹어져 심장을 찌르는 감정을 전달한다. 그녀의 음악은 "내 노래는 슬퍼요. 내 이야기는 슬퍼요. 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며 절절하게 우는 스타일이 아니다(그리고 그런 음악은 정말 정말 싫다.) 이 음악을 플레이했을 때 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한방을 제대로 맞고 비틀거리는 듯했다. 한(恨)의 정서를 미국인이 풀어내면 이런 느낌일까? 너와 내가 함께 감내하는 고통을 담담하게 풀어내니 그것만큼 슬픈 게 없는데, 한참 슬픔에 잠기고 나면 위로를 받는 느낌. 한없이 슬픔에 침잠했을 때 얻는 묘한 카타르시스. 그걸 전달하려 하지 않았을까?
이런 음악을 들으니, 최근 우리 나라며 외국이며 기타만 들면 장땡이라 생각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이 떠오른다. 포크 음악을 민중의 슬픔을 말함으로써 그것을 어루만지는 음악이라 정의한다면, 기타를 뚱기뚱기 뜯으며 봄날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때 그 봄날을 견뎌내야 하는 사람들의 '찬란한 슬픔'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지 모르겠다. 기타를 들면 무조건 저항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것이 아니다. 껍데기만 포크를 뒤집어쓴 것이 아니라 음악과 가사와 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라는 것이다. 스무살에게 뭘 바라겠니... 라고 하지만, 요즘은 스물도 안 됐는데 평론가들에게 찬사받은 앨범을 만드는 포크 아티스트도 수두룩하다. 그들은 미국인이고 영국인이라 되고 우리는 한국인이라 안 된다는 그런 건 없지 않나?
베어네이키드 레이디스(Barenaked Ladies, BNL)는 얼터너티브 락이 위용을 떨치던 90년대, 캐나다를 대표하는 락 밴드였다. 물론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캐나다의 사랑을 열렬히 받고 있지만, 당시 BNL은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가사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로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잡은 개성있는 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밴드의 메인 보컬이자 송라이터인 스티븐 페이지(Steve Page)가 탈퇴한 이후에도 BNL의 음악을 채우는 유머와 멜로디는 사라지지 않았다. 대신 좀 더 어른스러워졌달까? 유튜브에서 BNL의 예전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느꼈던 어린아이 같은 느낌은 지난 앨범인 All In a Good Time에서도, 이번 앨범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미드나 영화에서 많이 보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비유하자면 예전 앨범들은 꾸러기 모자를 쓴 젊은 코미디언의 재기넘치는 농담이라면, 이제는 관록있는 코미디언이 한 손에 위스키를 들고서 살면서 느낀 모순의 순간을 날카롭게 풍자하는 듯하다.
첫 트랙인 'Limits'에는 전자음을 첨가했지만 그 외에는 BNL 음악의 기본인 포크와 얼터너티브 락의 절묘한 조화가 돋보인다. 첫 싱글인 'Boomerang'의 멜로디는 한 번 듣자마자 흥얼거리게 될 정도로 캐치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맘에 드는 트랙은 5번인 'Odds Are'다. 들을 때마다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 정도로 멜로디와 리듬이 가볍고 신나며, 그 위에 얹은 가사도 상당히 재미있다. '오늘은 괜찮을 거야, 내일도 괜찮을 거야'라는 가사도 신나게 따라부르다보면 마음의 위로가 된다. 그 외에도 다른 트랙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 지친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들은 그대로지만, 세월이 그들의 외양도 내면도 모두 바꿔놓았다. 그리고 난 그들의 베스트 앨범을 들으면서 어렸을 때 듣지 못했던 음악에 감사하고, 이들의 최근 앨범을 들으며 나이를 먹어 이런 노래를 들으며 즐길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한다.
조스 위든(Joss Whedon)이라는 작가 겸 감독을 알고 그의 작품을 좋아하게 된 건 물론 버피와 파이어플라이 덕분이지만,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조스 위든의 작품은 버피나 엔젤, 파이어플라이가 아닙니다. 바로 그가 2008년 인터넷으로 공개한 닥터 호러블의 싱어롱 블로그(Dr. Horrible's Sing-Along Blog, 이하 닥터 호러블)인데요. 소규모 자본으로 제작한 단편 영화이지만 조스 위든의 독특한 유머가 담겨 있고, 뮤지컬 넘버도 정말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닐 패트릭 해리스와 네이든 필리언 두 사람이 주인공이에요. 이러면 닥치고 봐야죠 ㅋㅋ
닥터 호러블은 2007-08년 작가파업 당시 독립 프로젝트를 해보려는 조스 위든이 형제인 잭 위든(Zach Whedon, 작가)와 제드 위든(Jed Whedon, 작가 겸 음악가), 제드의 부인인 모리사 탠처론(Maurissa Tancharon) 등과 함께 음악과 각본을 썼습니다. 그리고 친분이 있었던 닐 패트릭 해리스(Neil Patrick Harris)와 조스 위든 사단의 슈퍼스타, 네이든 필리언(Nathan Fillion)이 출연을 확정하면서 작은 프로젝트 치고는 매우 튼실한 제작 및 캐스트를 갖춥니다. 3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08년 5월 이틀에 한 막씩 훌루(Hulu)를 통해 공개했는데, 조스 위든을 사랑하는 팬들은 물론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던 세대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냅니다. 그래서 이후에 DVD, 블루레이는 물론 사운드트랙 앨범도 나왔고, 더불어 셔츠 등의 상품과 가사와 악보를 모두 수록한 책까지 판매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DVD의 코멘터리도 모두 뮤지컬 사운드트랙으로 만들어 주요 출연진과 조스, 잭, 제드, 모리사까지 모두 노래를 부른다는 겁니다. 이것도 아이튠즈에서 판매하고 있고요 ㅋㅋㅋ
사람들이 조스 위든이나 네이든 필리언이 코믹콘에 갈 때마다 닥터 호러블의 시퀄을 만들어달라고 애원하고 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세 사람 - 조스 위든, 닐 패트릭 해리스, 네이든 필리언 - 이 미친듯이 바빠서 아마 당분간은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ㅠㅠㅋㅋ
CAST
닥터 호러블(Dr. Horrible) - 닐 패트릭 해리스(Neil Patrick Harris, How I Met Your Mother)
마침내 노숙자 쉼터를 열면서 동시에 캡틴 해머를 기념하는 동상의 제막식이 열립니다.
캡틴 해머는 그 자리에서 연설을 하며 자신의 진짜 생각을 이야기하죠.
여자친구가 사실 자신의 취향은 아니라는 둥,
그래도 여자친구 때문에 냄새나고 더러워 상대하기 싫은
노숙자 문제에 관여하게 됐다는 둥...
무대 위에 있던 페니는 캡틴 해머에게 실망하여 자리를 피합니다.
그런 것도 모른 채 캡틴 해머는 연설을 계속 하죠.
모든 사람들은 다들 나름대로 영웅이랍니다.
모두들 자기만의 악당이 있기 마련이에요.
물론 내가 상대하는 것들만큼 멋지진 않지만
그래도 여러분, 자기 분수를 아는 게 좋죠.
다들 나름대로 영웅인 거죠.
그다지 영웅답지 않은 방식이긴 하지만요.
(Everyone's A Hero)
그때 닥터 호러블이 캡틴 해머에게 프리즈 레이를 쏘며 등장합니다.
캡틴 해머를 꼼짝못하게 만들고는 그 자리의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어서 도망가서
끔찍했다고 말해.
세상에 퍼뜨려.
친구들에게 이 이야길 전해.
사진도 찍고 블로그에도 올려.
영웅의 시대는 끝났다고.
저 놈을 봐, 한 마디도 못하지.
해머, 이제 너는 끝이다.
(Slippin')
이제 사람을 죽이는 데쓰 레이를 캡틴 해머에게 발사하려는 찰나
프리즈 레이에 이상이 생깁니다.
결국 캡틴 해머는 풀려나고 닥터 호러블을 단번에 제압하죠.
그리고 데쓰 레이를 쏘려 합니다.
하지만 데쓰 레이를 못 쓴 이유가 있었죠. 무기에 결함이 있었던 겁니다.
결국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무기가 부서지고 캡틴 해머는 광선에 맞아 쓰러집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고통이란 걸 느끼고, 그제서야 본성이 나오죠.
그리고는 악당을 처치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꽁무니를 내뺍니다.
결국 자신의 목적을 이룬 닥터 호러블은 뿌듯해하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무기 파편에 복부를 맞은 페니를 보고 맙니다.
숨을 거두며 페니는 그에게 마지막 말을 남기죠.
"걱정 말아요, 빌리.
캡틴 해머가 우리를 구해줄 거예요."
닥터 호러블은 캡틴 해머를 물리치고 그의 여자친구를 죽임으로써
영웅을 물리친 악당이라는 명성을 얻습니다.
캡틴 해머는 패배와 고통이라는 걸 처음 맛본 후 심리상담을 받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