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VS: Once More, With Feeling (2001) |
[버피와 뱀파이어(Buffy, the Vampire Slayer, 이하 버피)]는 조스 휘든(Joss Whedon) 감독에게 지금의 스타덤을 안겨준 대표 작품입니다. 막강한 힘을 가진 소녀가 뱀파이어를 죽이는 슬레이어가 되어 친구들과 악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인데,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방송하며 7시즌으로 화려하게 마무리했죠. 지금의 사라 미셸 겔러(Sarah Michelle Geller), 앨리슨 해니건(Allison Hannigan), 데이빗 보리아나즈(David Boreanaz) 등 스타가 이 드라마를 통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7시즌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챙겨보긴 했는데요, 아주 오래 전에 봐서 사실 크게 기억에 남진 않습니다. 이런 초자연적(paranormal) 현상 - 뱀파이어, 좀비, 악령 등 - 을 테마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그다지 좋아하진 않거든요. 요즘 한창 인기라는 [워킹 데드(Walking Dead)]나 징그러울 정도로 오래 하는 [슈퍼내추럴(Supernatural)], 섹시한 뱀파이어가 나오는 [트루 블러드(True Blood)]도 안 봐서요. 그나마 버피를 열심히 챙겨봤던 건 곳곳에 숨어있는 조스 휘든 감독의 유머 코드가 저랑 맞아서 그런 거였어요. 그래서 엔젤(Angel)을 봤고, 파이어플라이(Firefly)도 봤고, 네이선 필리언(Nathan Fillion)에게 빠지고, 캐슬(Castle)을 보고, 캐스캣 쉬퍼가 되고... 뭐 이런 거죠ㅋㅋㅋ
아무튼 그 중 아직도 안 빠지고 보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버피에서 한 편, 스핀오프인 엔젤(Angel)에서 한 편. 엔젤은 1시즌 7편 'I Will Remember You'인데, 이 에피소드는 엔젤이 악마의 피와 접촉해 인간이 되고 헤어졌던 버피가 LA로 찾아와 재회하지만, 평범한 인간으로는 버피를 지켜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그렇게 원하던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죠. 엔젤이 버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볼 수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리고 버피는 6시즌 7편 'Once More, With Feeling'인데요, 바로 버피에서 특집으로 시도한 뮤지컬 에피소드입니다.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추게 만드는 악마가 지옥에서 소환되며 사람들이 자신들의 속마음을 노래로 표현합니다. 그저 스페셜같은 에피소드로 여길 수 있지만 5시즌과 6시즌 사이의 여러 갈등 - 친구의 마법으로 천국에서 지상으로 소환되어 다시금 처절하게 살아야 하는 버피, 버피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 되는 자일즈의 심경, 뱀파이어 슬레이어인 버피를 사랑해서 괴로워하는 스파이크, 마법으로 겨우 관계의 끈을 이어가는 윌로우와 타라, 관계를 더 이상 진전하지 못하는 잰더와 아냐 - 이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노래와 춤 때문에 분위기는 가볍지만 줄거리는 절대로 가볍진 않죠. 조스 휘든 감독이 극본과 노래가사, 곡까지 모두 다 썼는데 쓰는 데 무려 6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어우 고생 많으셨어요 ㅠㅠㅠㅠ
이 뮤지컬 에피소드는 여러모로 호평받았는데, 특히 자일즈 역의 앤서니 헤즈(Anthony Heads)와 타라 역의 앰버 벤슨(Amber Benson)의 솔로 액트가 호평받았습니다. 두 사람의 곡이 특별히 좋았거든요. 저도 이 두 곡을 가장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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