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arrow & And the Crow (2008) |
Tracklist
- After Afterall (feat. Caitlin Crosby)
- I Don't Feel It Anymore (Song Of The Sparrow) (feat. Priscilla Ahn)
- We Feel Alone
- If You Would Come Back Home (feat. Marshall Altman)
- Please Forgive Me (Song of the Crow)
- Further from You (feat. Priscilla Ahn)
- Just Not Each Other
- Even Now
- You Still Hurt Me (feat. Priscilla Ahn)
- They'll Never Take the Good Years (feat. Caitlin Crosby)
- Find Me to Forgive
- Goodmorning (feat. Marshall Altman)
- Maybe Be Alright
콘셉트 앨범(Concept Album)에 대해 한 번만 더 짚고 넘어가 보자. 앨범에 수록된 개별의 곡이 형식이나 가사의 내용에 일관된 서사를 거지고 있어서 하나로 모으면 일종의 음악극이 되거나 큰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의 [Dust Bowl Ballads]이 최초의 콘셉트 앨범이고,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대표적인 앨범으로 비틀즈(The Beatles)의 [Sgt. Pepper And the Lonely Heart Club]을 일컫는다.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만들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락 밴드나 싱어송라이터들이 콘셉트 앨범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비평가들이나 쓸 만한 개념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콘셉트 앨범이라는 이 개념이 이 앨범을 이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설명이기 때문이다. 윌리엄 피츠시몬스(William Fitzsimmons)가 2008년 발매한 이 앨범은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인 '이혼'이다. 그리고 이혼을 주제로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 앨범 [Goodnight]이 청소년기에 겪은 부모의 이혼에 대한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고, 이번 앨범은 그의 이혼을 다루고 있다. 결혼도 사랑도 아니고 '이혼', 그것도 아티스트 본인의 일이기 때문에 이 앨범을 듣는 건 아티스트의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의 기억을 나누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노래는 그의 아픔을 대단히 담담하게, 오히려 너무 담담해서 엄청 절절하겠거니 아프겠거니 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오히려 호들갑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
이 앨범은 이혼을 표현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여자를 참새로, 남자(윌리엄 피츠시몬스 본인)을 까마귀로 표현하고, 두 사람의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여성 보컬의 힘을 빌렸다. 프리실라 안(Priscilla Ahn)과 케이틀린 크로스비(Caitlin Crosby)의 보컬은 윌리엄 피츠시몬스의 심정 고백으로 그칠 수 있던 앨범에 여성의 목소리를 불어넣는다. 특히 프리실라 안이 참여한 'I Don't Feel It Anymore (Song of the Sparrow)'는 이 한쪽의 이야기로 치우치는 것을 막는 노래로, 두 사람의 보컬이 정말 잘 어우러지며 앨범 자체의 분위기를 잘 잡아준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가사에 있다. '어렵지 않다.' 아픈 개인사를 겪으며 아티스트가 느낀 복잡하고 슬픈 심경을 시적인 가사로 풀어놓느니 어쩌니 하는 설명은 여기서는 필요하지 않다. 어떻게 풀어놓고 싶은지 보려면 트랙리스트의 제목만 훑어봐도 감이 온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 '네가 돌아온다면', '제발 용서해 줘', '서로는 아니야', '아직도 넌 날 아프게 해'... 요즘 초등학생 정도의 영어실력이라면 충분히 해석하고도 남을 제목과 가사이지만 이런 가사에 싣는 감정은... 오히려 관조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가사는 절절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절절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노래들이 귀에 잘 앉으며, 아름다운 멜로디와 쉬운 가사는 입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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