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Of the Year (1942)

Spencer Tracy & Katharine Hepburn

캐서린 헵번이라는 명배우의 연기를 보고 싶어서 본 영화인데, 배우는 물론이고 영화에도 반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 중 고전이라, 지금까지 나온 로맨틱 코미디는 모두 여기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제인 오스틴의 작품도 있고 그 이전에 나온 로맨틱 코미디도 많겠지만, 그걸 영상으로 옮긴 것 중 우먼 오브 더 이어만큼 기억에 남는 영화가 몇이나 될까?

이 영화는 두 저널리스트, 테스 하딩(Tess Harding, 캐서린 헵번 분)과 샘 크레이그(Sam Craig, 스펜서 트레이시 분)이 서로의 의견을 서면으로 반박하며 시작한다. 처음에는 서로를 싫어하던 두 사람은 결국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한다. 하지만 외교관의 자녀로 우수한 교육을 받은 날카로운 국제정치 전문가인 테스와 평범한 가정 출신의 스포츠 전문 기자인 샘은 서로의 환경도 살아온 방식도 의견도 달라서, 살아오며 곳곳에서 충돌한다. 두 사람의 소소한 충돌은 테스가 그리스 난민 캠프에서 한 소년을 데려와 돌보면서 극에 달하고, 샘은 결국 테스와의 결혼 생활을 포기한다. 하지만 테스는 아버지와 자신을 길러준 아주머니의 결혼식을 보며, 샘과의 결혼생활을 지속하기로 마음먹고 그가 머무는 해변가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를 위해 맛있는 아침을 해주려 하지만 부엌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테스는 자던 샘을 깨울 만큼 실수를 하고, 그의 앞에서 울고 만다. 그런 테스에게 샘은 테스가 그대로인 것도, 남편에게 순종적인 '크레이그 부인'이 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1942년 작품이고, 지금은 2013년이니 무려 70년이나 묵은 이야기다.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는 언제나 즐거움을 주고, 가끔은 어떤 모습이 사랑인지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먼 오브 더 이어도 70년 전 사랑이야기가 아닌 지금의 우리에게 '사랑과 타협'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인 듯하다. 물론 남녀 사이의 밀당을 재미있게 그리는 스크루볼 코미디도 그렇고 이를 빛내는 두 배우의 열연도 인상적이다.

평범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스펜서 트레이시도 멋지지만, 캐서린 헵번의 아름다움과 당찬 모습에 홀딱 반했다. 많은 여배우들이 캐서린 헵번을 롤모델로 삼은 이유를 이제 알겠다. 배우들 중에는 세기에 남을 만한 미인도 많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만큼 아름답고 섬세하며 자신감 넘치는 배우는 보기 어렵다. 이런 매력적인 여성의 발치라도 따라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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